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시대라는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질문들을 발굴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주최한 자리다.
토론회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경제·경영·복지·노동 등 각 분야 전문가,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윤동열 건국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경총,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9명이 지정토론을 펼쳤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문법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모두 담아내기 어렵다"며 "AI 시대에 맞는 인간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산업생태계와 일하는 방식, 노동의 가치와 정의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특히 일자리 변화에 주목했다. AI로 인해 어떤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지만, 그 사이에서 사람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다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청년 등 사회 초년생이 내딛는 첫 계단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노동'의 정의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알고리즘에 연계된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업화 시대의 법과 제도로는 이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기업의 AI 성과는 독자적 혁신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정부 지원과 수많은 노동자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적 이익"이라며 '투자냐 분배냐'는 이분법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회계약의 핵심은 공정한 분배가 건강한 재투자로 이어져 상생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이는 특정 세대나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일하는 노동자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답을 쥔 심판자가 아니라 창발적 대안을 이끌어내는 대화의 촉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경영계뿐만 아니라 청년, 미조직 노동자, 새로운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담아내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7월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를 여는 등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할 계획이다. 또한 노사단체와 전문가, 청년·플랫폼 노동 관련자 등으로 구성된 'AI 시대 새로운 사회혁신을 위한 녹서 논의체'를 신속히 꾸려 8월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정부는 이 논의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연내에 질문 중심의 '녹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녹서는 AI 대전환 시대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공개 질의서 성격으로, 이후 노사정과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본격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독일이 긴 사회적 논의 끝에 '노동 4.0'이라는 미래를 설계했듯 우리도 우리 방식으로 걸어가야 한다"며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스스로 상생의 답을 찾는 한국형 사회적 대화 모델을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