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이하 ‘제주주유소협회’)가 회원사들의 휘발유·경유·등유(경질유) 판매가격을 사전에 결정하고 이를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제주주유소협회는 제주 지역 주유소 운영업체 116곳(2024년 기준)을 회원으로 둔 사업자단체입니다. 이 협회는 제주시농업협동조합(이하 ‘제주농협’)과 서귀포농업협동조합(이하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 날 판매할 경질유 가격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이를 기준으로 회원사들의 판매가격을 결정한 뒤 통지하고 준수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2년간 이러한 행위를 지속했습니다. 협회는 기준가격을 결정·통지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임을 인지하면서도, 공정위 조사가 있을 때는 단체 대화방 대신 전화, 문자, 직접 방문 등을 통해 가격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에 가격이 공개되기 전에 미리 통지했으며, 회원사들에게 가격 변경을 아침 시간대에 하도록 요청하고 외부 유출을 금지하는 등 담합 의심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협회는 기준가격을 따르지 않는 회원사나 비회원사에게 전화나 방문을 통해 준수를 유도했습니다. 만약 일부 업소가 정해진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 다른 회원사들의 항의가 들어왔고, 협회는 직접 해당 업소를 방문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식으로 가격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은 단순히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회와 적극적으로 합의해 가격 인상·유지 등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경질유 판매가격을 오피넷에 공개하기 전 협회에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결정된 가격을 준수하지 않는 업소를 협회에 알려 시정을 유도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제주농협에 9억 8,700만 원, 서귀포농협에 10억 3,300만 원 등 총 20억 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주유소 업종에서 사업자단체의 가격 담합 행위와 이에 참여한 개별 사업자를 함께 제재한 첫 사례입니다. 공정위는 “제주주유소협회의 사업자단체금지행위뿐 아니라,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이 협회의 행위에 적극 참가해 가격 결정·유지·변경을 주도하고 기준가격 준수를 유도한 점을 중대하게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공정위는 유사한 담합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방침입니다. 이번 결정은 지역 주유소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