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중독 급증하는 여름철, 음식점도 ‘배상 리스크’ 대비해야
“갈비집에서 양념게장을 맛있게 먹었는데 다음 날 새벽부터 배가 아파 응급실에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식중독 진단을 받았는데 식당에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해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비자 상담 창구에서 식중독과 관련된 문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소비자가 식중독 피해를 입을 경우 손해배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위생관리와 함께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식중독은 세균과 바이러스, 독소 등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구토와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생선과 조개 등 어패류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하거나 조리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미흡할 경우 식중독 감염 위험이 높다. 씻지 않은 채소나 과일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음식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며, 대표적인 원인균으로는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국내 식중독 환자는 6만397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인 3만6536명이 6~9월에 발생했는데, 높은 온도와 습도가 세균과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식중독 발생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통계를 보면 2024년에는 7월 환자가 1793명으로 8월(1192명)을 웃돌았고, 2023년에도 7월 1563명, 8월 977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식중독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4주차(6월 7~13일) 식중독 관련 감염증 환자는 전주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식재료 관리와 개인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로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기보다 배달이나 포장 음식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개인뿐 아니라 음식점의 식품 안전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아무리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더라도 모든 사고를 막기는 어려워 음식점이나 카페 등 외식업 사업장에서는 음식물배상책임보험 가입을 통해 만일의 배상 사고에 대비하기도 한다.
음식물배상책임보험은 음식점과 카페, 케이터링 업체 등이 제공한 음식이나 음료로 인해 소비자에게 식중독, 이물질 혼입, 알레르기 반응 등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부담하는 법적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화재보험 가입 시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매장 안에서 발생한 사고를 중심으로 보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배달과 포장 이용이 늘어나면서 매장 밖에서 발생한 피해까지 보장하는 특약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금 지급을 위해서는 제공된 음식과 소비자의 피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음식물의 변질이나 이물질 혼입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인정돼야 하며, 단순히 복통이나 설사 증상만으로는 배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음식점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예기치 못한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준비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