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가 재난관리 체계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현대화 비상 체계 구축 제15차 5개년 계획’에는 재난보험과 안전생산 책임보험(안전책임보험)의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자연재해와 대형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계획은 구체적으로 재난보험의 안정적 확대 시행과 ‘재해구제+금융보험’ 시범사업 추진을 명시했다. 중국 비상관리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연재해로 약 75만8000명이 피해를 입었고, 농작물 피해 면적은 4만8400헥타르, 직접 경제손실은 10억4100만 위안(한화 약 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중국의 재난보험 시범사업은 20여개 성·시로 확대됐으며, 지난해 전국 7489만 가구에 총 33조7100억 위안(약 6600조원) 규모의 재난위험 보장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전책임보험 제도 강화도 주요 과제로 올랐다. 중국은 2021년 개정 ‘안전생산법’을 통해 광산, 건설, 화학물질 등 8대 고위험 업종에 안전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7개 부처가 공동으로 관련 시행방법을 발표해 적용 업종과 기준을 구체화했다. 계획은 이 제도를 더욱 보완하고 중대사고 발생 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재해방어협회 정궈광(郑国光) 회장은 이번 계획이 보험업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 설계라며 중국 보험업계에 역사적 발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대 류신리(刘新立) 교수는 극단적 기후현상 증가에 대응해 중국 특성에 맞는 재난보험 체계 구축이 국가 거버넌스 현대화 차원에서도 필수 과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허샤오웨이(何小伟) 부원장은 보험회사의 위험 인지·관리 역량 강화와 AI 등 기술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계획은 중국 보험업계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어줄 전망이다. 특히 안전책임보험 의무가입 업종 확대와 재해구제 금융보험 시범사업은 보험사들의 사업 다각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보험 활용 전략은 다른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