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구글의 앱마켓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의혹에 대한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7월 1일 구글 측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정식 심의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4년 11월 시민단체와 게임 관련 협회들이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신고하면서 촉발됐다. 공정위는 이후 해외 소송 자료 분석, 현장 조사, 참고인 조사 등 장기간의 조사를 진행해 왔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앱마켓에서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보통 30%)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게임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GVP(Games/Google Velocity Program)' 또는 '프로젝트 허그(Project Hug)'로 불리는 이 계약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라이엇 게임즈,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과 2019년부터 체결됐다.
GVP 계약의 핵심은 게임사들이 신규 게임을 출시할 때 구글 앱마켓보다 다른 경쟁 앱마켓(예: 원스토어)에 더 먼저 내놓거나 더 높은 품질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혜대우 조건'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해당 게임사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 광고(애즈), 유튜브 등 자사 플랫폼 사용 비용을 지원했다. 특히 구글 앱마켓에서의 게임 매출이 늘어날수록 지원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누진적 구조'로 설계돼, 게임사들이 구글과의 관계를 끊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러한 구글의 행위가 경쟁 앱마켓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사실상 게임사들의 다른 앱마켓 입점을 봉쇄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배타조건부거래(공정거래법 제5조 제1항 제5호)를 강제했다고 보고 있다. 심사관은 이 사건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 전체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고 평가하며, 관련 매출액을 약 92억 1,777만 달러(한화 약 14조 1,600억원)로 산정했다.
이번 심의는 공정위가 구글의 혐의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구글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앱마켓 시장 내 실질적인 경쟁을 복원하기 위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신속하게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 측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 자료를 열람·복사하는 등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리적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공정위 결정이 국내 앱마켓 생태계와 게임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