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이 인공지능(AI)과 첨단 원격탐사 기술을 결합해 녹조를 실시간으로 광역 관측하는 체계를 본격 도입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녹조 발생 패턴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과학원은 고정형 초분광 타워와 인공위성을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해 기존 현장 중심 관측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고정형 초분광 타워는 일반 카메라보다 훨씬 많은 파장 정보를 잡아내는 초분광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 센서는 사람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클로로필-a와 피코시아닌 등 조류 관련 색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녹조 발생 초기 징후를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데 유리하다. 현재 낙동강 칠서 지점과 금강 대청호에 설치·운영 중이며, 오는 7월부터는 낙동강 해평, 강정고령, 물금매리 3개 지점에 추가로 설치돼 총 5기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초분광 센서가 수집한 정보는 수질 센서, 기상측정장비,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과 연계되며, 인공지능 기반 심층학습 모델로 분석된다. 현재는 클로로필-a와 피코시아닌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조류경보제 관리 항목인 유해남조류 세포수(cells/mL)까지 자동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녹조 농도의 급격한 변화나 이상 징후를 신속히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위성 기반 광역 감시도 함께 추진된다. 과학원은 유럽우주국이 운영하는 센티넬(Sentinel)-2 위성 영상을 활용해 대기 보정과 인공지능 영상 분석을 거친 뒤, 클로로필-a와 피코시아닌 농도 분포를 정량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현재 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를 대상으로 녹조 농도 분포 지도를 제작해 물환경정보시스템(water.nier.go.kr)에 공개 중이다.
이번 관측 체계 고도화의 핵심은 지점 단위의 정밀 관측과 수계 단위의 광역 감시를 동시에 운용하는 데 있다. 고정형 초분광 센서는 주요 조류 발생 우심 지점에 설치돼 높은 시간 해상도로 연속적인 관측을 수행하고, 인공위성 영상은 고정형 센서가 커버하기 어려운 넓은 수역의 공간적 분포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두 기술이 결합되면 기존 현장 중심 관측보다 시공간적으로 훨씬 신속하고 정밀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조류경보제 운영, 취·정수장 대응, 녹조계절관리제 지원 등 지방정부와 관계기관의 사전 대응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후변화로 녹조 발생 시기와 규모가 예측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실시간 예측 기반의 지능형 대응 체계는 국민의 물환경 안전을 지키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현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인공지능과 첨단 원격탐사 기술의 융합은 기후변화 시대의 수질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핵심 기술"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물환경 조성을 위해 실시간·예측 기반의 지능형 녹조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