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탈모약 건보 적용 '빨간불'…정부, 공론화 전격 중단
정부가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 절차를 전면 중단하면서 당초 기대됐던 연내 정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관련 토론회를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탈모 치료 영역으로의 건강보험 확대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오프라인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첫 번째 행사로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이달 4일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 사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는 듯했으나, 예상치 못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현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중점 과제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언급하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건강보험이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라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탈모 급여 확대는 의학적 필수성과 우선순위를 무시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액 의료비 부담이 큰 중증질환의 보장률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2021년 84.0%였던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이 2024년 81.0%로, 암질환 보장률은 80.2%에서 75.0%로 떨어졌다는 수치를 공개하며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전환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필수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재정 영향 평가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향후 일정이나 전면 백지화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증 질환과 경증 질환 사이의 급여 우선순위 재정립이 불가피해지면서, 장기적으로 보험 시장 전반에 걸친 보장성 정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