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중동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도입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자원안보 위기경보 단계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1일(수) 자정부터 원유에 대한 위기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주의'로 한 단계 낮추고, 천연가스에 대해서는 '주의' 단계의 위기경보를 완전히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단계적으로 재개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전쟁 발발 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던 한국행 유조선 7척 가운데 6척이 이미 해협을 통과해 국내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국적 협의체인 합동해사정보센터(JMIC)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 수준을 정점 대비 낮게 평가했다.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근거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영된다. 원유의 경우 지난 3월 5일 '관심' 단계가 처음 발령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수급 악화를 반영해 3월 18일 '주의', 4월 2일 '경계'로 차례로 격상됐다. 천연가스도 3월 5일 '관심', 4월 2일 '주의'로 격상된 뒤 해당 단계가 유지돼 왔다.
다만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불안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중동 지역 내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향후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위기 경보를 완전 해제하기보다 '주의' 단계로 관리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기로 했다. 천연가스의 경우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이 있었으나 현물 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적극 확보해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태다. 국제 가격도 전쟁 직후 급등세에 비해 안정화된 점을 고려해 위기 경보를 해제했다.
위기경보 조정에 맞춰 정부는 그간 시행해 온 비상 수급 조치들도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원유 도입 다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확대, 나프타 수입단가 차액지원,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시장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6월 30일자로 종료된다. 다만 보건의료, 생활필수품, 필수산업용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공급망 특성상 간헐적인 수급 병목 우려가 남아 있어 일부 규정은 유지된다. '나프타의 수출제한 및 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은 당초 일몰 기한인 8월 26일까지 존치하고, '석유화학제품 원료 등의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은 7월 이후에도 당분간 조치를 이어간다.
위기경보가 하향 조정된 이후에도 정부는 중동 상황 변화를 긴밀히 주시하며 경계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등 유관기관 및 정유사, 천연가스 직도입사와 협력해 일일 도입 및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석유 유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범부처 합동점검단 활동도 계속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는 상황이 전면 정상화되어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완전히 해제되기 전까지 과도한 불안이나 낙관을 경계하고 수급 및 가격 점검 체계를 철저히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완전한 종전이 이루어지더라도 멈추지 않고 우리의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도입선 다변화, 비축 역량 강화 등 자원안보 강화 정책들을 장기적 시각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