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I보험경영연구소의 보험이슈 톡톡] 일실이익 산정의 관행,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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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후유장해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일실이익이다. 일실이익은 사고가 없었더라면 피해자가 장래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득을 의미하며, 실무에서는 이를 장래에 걸쳐 지급하기보다는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장래 소득을 어떻게 할인할 것인지, 그리고 피해자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볼 것인지는 손해배상액의 규모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손해배상 실무에서 사용되는 일실이익 산정방식은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현재 법원과 자동차보험 실무에서는 장래 소득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연 5%의 법정이율을 단리로 적용하는 이른바 ‘호프만식 계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취업가능 연한은 연령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65세까지 적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계산이 간단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실제 경제환경과 노동시장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이러한 한계가 더욱 두드러진다. 현실에서는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방식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명목이자율 5%만을 할인율로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장래 소득이 과도하게 할인돼 피해자의 손해가 구조적으로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순할인율법(Net discount rate method)’이나 ‘완전상쇄(Total offset)’ 방식 등 보다 현실적인 현가산정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취업가능 연한을 일률적으로 65세까지 적용하는 현재의 방식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취업가능 연한이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된 것은 평균여명 증가와 고령층 경제활동 확대를 반영한 의미 있는 변화였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실무가 피해자의 연령이나 노동시장 참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연령대에 동일한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대 청년과 60대 고령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65세까지의 잔여기간’만을 적용하는 것은 실제 노동시장 구조와 은퇴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단순화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등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노동기대여명(Worklife expectancy)’이나 ‘중간은퇴기간(Median years to retirement)’과 같은 통계적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노동기대여명은 생존확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을 동시에 반영해 개인이 앞으로 노동시장에 머무를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기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중간은퇴기간은 노동시장 참여 인구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노동가능기간을 추정하는 개념이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최신 생명표와 경제활동참가율 자료를 이용해 이러한 지표들을 산출한 결과, 현행의 일률적 65세 기준은 연령별 노동지속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기대여명은 생존확률과 노동시장 참여 확률을 동시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정교하지만, 여성의 경력단절과 낮은 경제활동참가율 등의 영향으로 성별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었다. 반면 중간은퇴기간은 성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 현행과 같이 성별 구분 없이 동일한 취업가능연한을 적용하는 실무환경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일실이익 산정은 단순한 계산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권익 보호와 사법적 신뢰에 직결되는 제도적 문제다. 지금과 같이 과거의 관행적 산정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급변한 노동시장과 금융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취업가능 연한과 할인방식을 통합적으로 재검토해, 피해자의 연령·노동시장 구조·경제환경을 보다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산정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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