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주유소에서 기름값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중동 정세 안정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휘발유·경유·등유의 최고 가격을 리터당 150원씩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26일 오전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하고, 6월 27일 토요일 0시부터 휘발유·경유·등유 모두에 대해 리터당 150원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 종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원유와 석유 제품 수급 불안이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인하 폭은 모든 석유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할 수 있는 가격 상한은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설정됐다. 이에 따라 실제 주유소 판매 가격은 현재 리터당 2,000원 초반대에서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늘어나는 등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6월 25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2달러, 두바이유는 6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달 초(6월 1주)와 비교해 각각 20달러 이상 하락한 수치다.
국제 석유 제품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배럴당 116달러에서 97달러로, 경유는 148달러에서 112달러로, 등유는 144달러에서 111달러로 각각 큰 폭으로 내렸다. 정부는 이러한 국제 시세 하락분을 조기에 반영해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번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민생 안정’을 최고 가격제도의 기본 취지로 삼고 있다. 이번 7차 최고 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될 예정이지만, 중동 정세와 국내외 유가 변동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4주 조정 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에 정유사와 주유소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유소 가격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가격 인하를 신속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소비자 단체, 공공기관 등과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한다. 아울러 ‘범부처 시장점검단’을 가동해 고강도 현장 점검을 시행,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주유소를 적발하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