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을 점검하는 노·사·정 협의체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현장을 직접 찾아 특별연장근로 제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고용노동부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이하 이행점검단)이 지난 6월 26일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를 방문해 제5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AI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확대 검토를 위해 마련됐다.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노동자 본인의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을 초과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연구개발을 사유로 한 특별연장근로는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 승인 협력모델, 반도체 업종 연구개발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노사정은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노사정 공동 선언'과 '로드맵 추진과제'를 발표하면서 AI 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 확대를 검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행점검단은 지난 3월 20일 3차 회의에서 AI 관련 협회와 기업들로부터 현장 의견을 수렴했고, 이후 직접 사업장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자동차연구원 김현용 소장이 "AI 기반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에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선진 기술을 추격하려면 자율주행차 관련 AI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김주홍 전무도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AI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개발 담당 연구원은 "실제 도로 시험 및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특정 오류를 가정하고 원인을 분석해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단계에서는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표준과의 속도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근로시간 운영에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행점검단 위원들은 발표자들과 급변하는 자동차산업의 AI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근무 활용 가능성, 신규 인력 수급 여건, 특별연장근로 활용의 불가피성과 활용 시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이행점검단 공동 단장인 이현옥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시간 규제의 매우 예외적인 제도로서, AI 연구개발 분야에 이를 허용할지 여부는 노사와 전문가,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AI 환경과 기술 변화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가 병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행점검단은 지난해 12월 30일 발표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과제'의 현장 안착과 신속한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노·사·정과 전문가로 구성됐다. 공동 단장은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과 이현옥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맡고 있으며, 부단장은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이 담당한다. 위원으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노동계 대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의 경영계 대표, 그리고 동덕여대, 한국노동연구원, KDI,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건국대학교 등 학계와 연구기관 전문가 6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 측에서는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가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행점검단은 앞으로도 로드맵 추진과제에 대한 이행 점검과 함께 주요 추진 과제 연구 및 정책·입법 제언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