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로 폭우와 고온이 반복되면서 수확을 앞둔 작물이 밭에서 미리 싹을 틔우는 '수발아' 피해가 늘고 있다. 특히 식용유와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널리 쓰이는 유채는 수확 시기가 장마철과 겹쳐 수발아 피해가 잦은 작물이다. 수발아가 발생하면 씨앗의 품질이 크게 떨어져 수확량과 농가 소득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유전자교정 기술을 활용해 수발아에 저항성을 가진 유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유채의 수발아와 밀접하게 관련된 유전자(TIFY10A)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평소 식물 호르몬인 앱시스산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종자가 발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유채는 종자 발달 과정에서 장마와 같은 고온 다습 조건에 노출되면 쉽게 싹이 트지만, 유전자교정 기술을 적용해 TIFY10A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유채는 종자가 오랫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해 수발아에 강한 특징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유채의 TIFY10A 유전자 염기서열 중 단 한 개의 염기(T)를 변형시켜 수발아 저항성을 부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전자교정 유채는 일반 유채와 비교했을 때 종자 발달 기간 동안 발아가 현저히 지연되는 것이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lant Science'(IF 5.6)에 게재했으며, 관련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10-2025-01556256)도 완료했다.
이번 연구는 배추과 작물의 유전자교정을 위한 단기 육종 소재 개발 시스템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다양한 작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 이기종 과장은 “유전자교정 기술은 작물 자체 유전자를 정밀하게 조절해 원하는 성질을 강화하는 첨단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유전자교정 기술로 수발아 저항성 작물 개발에 유용한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수발아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연구가 있었지만 활용 가능한 유용 유전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에 개발된 수발아 저항성 유채는 수발아 감수성 자원에 적용해 저항성 작물을 개발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물의 수발아 저항성 육종 소재를 개발해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