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피부 질환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6월 24일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의 발생 위험이 최대 27% 증가하며, 이미 환자인 경우에는 단기 노출만으로도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조주희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고 국립보건연구원이 지원하는 '대규모 건강 코호트를 활용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노출 건강 영향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전국 단위 성인 약 840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며, 이는 아시아 인구 기반으로는 최대 규모다.
건선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3%가 앓고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면역반응, 대기오염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특히 미세먼지가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건선 발생과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분석 결과,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수록 건선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 건선 발생 위험은 약 19% 증가했으며,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는 발생 위험이 약 27% 증가했다. 연구팀은 평균 13.6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총 68,260명의 건선 발생자를 확인했다.
이미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단기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증상이 악화될 위험도 증가했다.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건선 악화 위험(치료 단계 상향 등으로 정의)은 약 3% 증가했으며,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는 악화 위험이 약 1% 증가했다.
특히 일부 취약계층에서 미세먼지와 건선 간의 연관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60세 미만, 도시 거주자, 흡연 경험자, 의료 급여 수급자, 알레르기 질환 동반자 등에서는 초미세먼지 노출과 건선 발생 간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해당 집단이 미세먼지로 인한 염증 반응에 더 취약하거나 노출 정도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김원호 부장은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 노출 저감이 피부질환 예방·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건선 환자나 알레르기 질환자 등 취약계층은 외출 후 세안과 보습 등 피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는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의 발생과 악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대규모 근거로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향후 미세먼지 건강영향 평가와 만성질환 예방·관리 정책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앞으로도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진행 중인 2년제 연구 사업의 중간 성과로, 삼성서울병원(조주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강단비 교수),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협력해 수행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더 저널 오브 더마톨로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2026년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