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근무하던 민원담당 공무원 두 명이 민원인이 쏜 엽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이들에 대해 국가유공자 지정 여부를 다시 심의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고(故) 손모 씨와 이모 씨의 유족이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해 국가보훈부에 재심의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두 공무원은 당시 면사무소에서 민원계장과 민원담당으로 근무 중이었으며, 민원인 갑 씨가 쏜 엽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처음에는 보훈보상 대상자(재해사망공무원)로 지정되었으나, 유족들은 이에 불만을 품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유족들은 특히 이모 씨의 경우 미혼 상태로 사망해 보훈보상대상자가 되어도 의료 지원 등 혜택이 거의 없으며, 공무원으로 헌신하다 희생되었는데도 군인이나 경찰처럼 제복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와 청와대는 유족이 거주하는 경북 영주시를 직접 방문해 의견을 듣고 관계기관 자료를 수집해 사실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범행을 저지른 민원인 갑 씨는 이웃과의 갈등 및 수도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처리 결과에 불만을 품고 1년 동안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갑 씨는 스스로 '무능한 경찰서장, 군수, 공무원 등을 살해해 억울함을 알리겠다'며 일면식 없는 공무원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또한 범행 전 10여 회 사격 연습을 했고, 이웃 주민이 경찰에 총기 소지 관련 진정을 제기했으나 반려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사고 당일 갑 씨는 먼저 이웃 주민에게 엽총을 발사한 뒤 소천파출소로 갔으나 아무도 없자 면사무소로 이동했습니다. 파출소와 면사무소는 차로 1분 거리에 있고 주변에 초등학교와 보건소 등이 있었지만 경찰은 대피 경고 방송 등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점을 종합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대민업무에 종사하는 민원담당 공무원도 특이민원인의 폭행이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점. 둘째, 다수 공무원을 범행 대상으로 하고 총기로 인명을 살상한 행위는 테러방지법상 테러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 셋째, 고인들은 테러행위로 희생됐으므로 통상적인 업무 수행 중 사망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점. 넷째, 군인이나 경찰은 일상적 업무 중 총격 사고가 발생해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사례가 있어 제복 여부에 따라 예우 수준이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고인들의 국가유공자 요건 등록 여부를 재심의하라고 국가보훈부에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특이민원인의 폭행, 폭언, 협박 등 위법행위가 매년 끊이지 않고 극단화되는 점을 고려해, 민원담당 공무원이 공무 수행과 관련된 보복성 범죄나 테러로 희생된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근 국민권익위와 행정안전부는 반복·특이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줄이고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기관 차원의 대응 체제로 전면 개편한 바 있습니다.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늦게나마 직무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공무원의 명예 회복을 위한 길이 열려 다행"이라며 "앞으로 반복·특이민원에 대해 기관이 책임 있게 대응해 민원담당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