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꿀벌의 질병과 해충 발생 패턴을 바꾸면서 양봉 농가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산림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 등 다섯 기관이 힘을 합쳐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 동안 총 484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기상이변 대응 새로운 밀원수종 개발로 꿀벌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목표로 합니다. 6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성과관리 워크숍에서는 각 기관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첫날인 22일에는 국립농업과학원 주관으로 이상기온에 대응한 꿀벌 스마트 관리 기술, 건강한 봉군 유지를 위한 최적 영양 분석,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응애와 말벌류 해충의 발생 특성과 디지털 관리 기술 개발 등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는 농가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들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23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핵심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먼저 이상기온이 작은벌집딱정벌레의 감염 확산과 바로아응애의 생활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살충제에 대한 응애의 감수성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바로아응애는 꿀벌 성충과 유충에 기생하며 성장을 방해하고 날개불구 바이러스 등 각종 병을 옮겨 양봉 농가에 큰 타격을 주는 해충입니다.
검역본부는 또한 마비나 기어가는 증상 등 이상 행동을 보이는 꿀벌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 덕분에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중독물질 노출에 따른 꿀벌 대사체 변화를 분석한 연구는 꿀벌의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전망입니다.
이 밖에도 국립기상과학원은 밀원수(꿀벌이 꿀을 따는 나무)의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모델을 고도화하고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꿀벌 보호에 적합한 밀원자원을 선발하는 연구를, 국립생물자원관은 화분 매개 곤충의 전체 목록을 만드는 인벤토리 구축 작업을 각각 소개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최정록 본부장은 “기후변화가 꿀벌의 질병 발생 양상과 해충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검역본부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단·제어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꿀벌 건강을 보호하고 양봉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제시된 연구 결과들은 현장 양봉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바로아응애 감수성 변화 조사는 이상기온에 따른 방제 시기와 방법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신속한 유전자 진단법은 질병 확산을 막는 핵심 도구가 될 것입니다. 꿀벌은 전 세계 농업 생산의 약 30%를 담당하는 중요한 수분 매개체로, 이번 공동 연구가 기후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양봉 산업을 유지하는 초석이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