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난히 덥고 비도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사 과수 농가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6년 여름철(6~8월) 기후 전망을 분석한 결과,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도 대체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과수 피해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8일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폭염과 이상 기상이 잦아지면사 사과, 배, 포도, 감귤 등 주요 과수에서 햇볕 데임(일소), 열매 러짐(열과), 과육 갈변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 특히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과 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반복되는 가운데, 강한 햇빛과 장기간의 건조, 집중호우, 급격한 토양 수분 변화 등이 겹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뭄 뒤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물을 과도하게 주면 과일 내부의 수분 흡수가 급격히 증가해 열매가 터질 위험이 높아진다. 폭염이 지속되면 과일 표면 온도는 대기 온도보다 최대 16도(℃) 이상 오를 수 있어, 햇볕 데임 피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관리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햇볕 데임(일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31도(℃) 이상일 때 미세살수 시설을 가동하거나, 30~40% 수준의 차광망을 활용해 열매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세살수를 처리한 결과, 사과 '홍로'의 표면 온도는 4.4도(℃) 떨어졌고, 햇볕 데임 발생률은 12%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열매 터짐(열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토양 수분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을 조금씩 공급하는 점적관수를 활용해 5~7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물을 주고, 한 번에 많은 양을 주기보다 2~3회 나눠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포도의 경우 점적관수로 10아르(a)당 하루 약 1톤의 물을 공급하면 토양 수분 변동 폭이 줄어 열매 터짐과 알 떨어짐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밭에 필름을 덮어주거나(멀칭), 나무 아래에 풀을 재배하면(초생재배) 토양 수분 증발을 줄이고 토양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감귤의 경우 풀 재배와 필름 덮기를 병행하면 열매 터짐 발생을 20~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흥청은 기후 변화로 인한 과수 피해가 반복되고 대형화됨에 따라 작목별 고온기 생리장해 대응 연구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사과 햇볕 데임 경감, 배 고온장해 대응, 감귤 열매 터짐 저감, 포도 토양 수분 관리 등이 대표적인 연구 과제다.
아울러 지역별 생물계절, 이상기상,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하는 '과수생육 품질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며 기후 위기 대응 현장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6월 23일에는 '인공지능(AI) 활용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개선' 공동 연수(워크숍)를 개최해 디지털 기반 과수 재해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기초기반과 김윤경 과장은 "최근 여름철 고온 피해는 작목과 지역에 따라 발생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미세살수, 차광, 적정 관수 등 기본적인 과수원 관리는 열매 품질과 수량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기상 상황에 맞춘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