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유료멤버십 이용약관상 불공정약관 시정

케이팝 팬클럽 유료멤버십에 가입했다가 탈퇴하려면 가입비를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입 후 7일 이내에 이용 내역이 없으면 전액 환불이 가능해지고, 그 이후에 탈퇴하더라도 위약금과 이용한 혜택만큼을 뺀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개 엔터테인먼트사와 팬덤 플랫폼사의 팬클럽 유료멤버십 이용약관을 집중 심사해 부당한 환불 제한, 사업자의 책임 면제, 이용자의 권리 제한 등 총 8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시정 대상에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빅히트뮤직,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기획사와 위버스컴퍼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씨제이이엔엠 등 주요 팬덤 플랫폼이 포함됐다.

팬클럽 유료멤버십은 특정 아티스트의 팬이 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내고 가입하는 서비스다. 가입하면 콘서트 선예매 기회, 전용 콘텐츠 열람, 굿즈 구매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케이팝이 글로벌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팬덤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 장치는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장 큰 문제는 환불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빅히트뮤직은 가입 후 7일이 지나거나 멤버십 전용 혜택을 한 번이라도 이용하면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고 약관에 명시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결제 다음 날부터 7일간 취소가 가능하지만, 혜택을 일부라도 받으면 환불이 안 된다고 정했다. 피네이션은 아예 가입 후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과 탈퇴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런 약관이 사실상 가입비 전액을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해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팬클럽 혜택은 아티스트 활동 계획에 따라 정기적·정량적으로 제공되기 어렵고, 가입 시기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게 달라지는데도 중도 탈퇴와 환불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가입일로부터 7일 이내에는 이용 내역이 없을 경우 전액 환불해 주기로 했다. 7일이 지났거나 이용 내역이 있을 때는 위약금(보통 가입비의 10%)과 이용 금액(혜택별 또는 경과 기간에 따라 산정)을 공제한 뒤 남은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멤버십을 갱신한 후 취소할 때도 소비자 보호가 강화된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갱신 후 결제를 취소하면 기존 멤버십의 남은 기간이 복구되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앞으로는 갱신 전 멤버십의 잔여 유효기간이 그대로 복구되도록 시정했다. 계약이 해제되면 양측 모두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지나치게 면제해주던 조항도 고쳐졌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멤버의 추가·탈퇴·교체 등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없게 돼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고 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회원 귀책으로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생기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고, 씨제이이엔엠은 제3자의 불법 접속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면제했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들이 사업자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까지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사업자들은 앞으로 자신의 고의나 과실로 손해가 발생하면 관련 배상 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바꾸거나 해당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서비스를 갑자기 바꾸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개선됐다. 안테나와 위버스컴퍼니는 '경영상의 이유'라는 막연한 사유로 멤버십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노머스는 서비스 내용이나 이용 시간이 바뀌거나 중단될 때 공지만 하면 된다고 정했다.

공정위는 서비스 변경·중단은 소비자의 계약상 권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불리한 변경이 있을 때는 사전에 개별 통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업자들은 서비스 중단 사유를 회사 분할·합병, 영업양도·폐지, 사업 종료,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등으로 구체화하고, 소비자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변경은 개별 통지하기로 했다.

사업자가 소비자를 부당하게 이용 제한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손질됐다. 블루개러지는 '회사가 합리적인 판단에 기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라는 모호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했고, 노머스는 사전 통지 없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이 사업자의 해지권 행사 요건을 지나치게 완화해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봤다. 사업자들은 계약 해지나 이용 제한 사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적시하고, 조치 전에 소비자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에도 시정되지 않을 때만 해지나 이용 제한을 할 수 있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게시물 삭제와 관련해서도 소비자 권리가 강화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지침 등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포괄적인 사유로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게 했고, 블루개러지는 사전 통지 없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게시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정했다.

공정위는 게시물 삭제 사유는 소비자가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화해야 하고, 불법이 명백하거나 방치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전에 통지하고 시정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들은 게시물 삭제 사유를 '관련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구체화하고,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사후 통지를 통해 이의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약관이 바뀔 때 소비자 동의를 간주하는 관행도 개선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서비스 가이드라인 등에 중대한 변경이 있어도 공지만 하면 된다고 정했고, 노머스는 변경된 약관을 공지한 후 소비자가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소비자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약관 변경은 개별 통지가 필요하고, 공지만으로는 소비자가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들은 중대한 변경 사항에 대해 개별 통지하고, 변경된 약관 시행일까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하기로 했다.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된 조항도 투명해진다. 이담엔터테인먼트는 팬클럽 혜택 제공을 위해 가입 시 기입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제공받는 자와 목적, 항목, 보관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서비스 정책'이라는 추상적인 이유로 개인정보를 계속 보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제3자 제공 시 관련 정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고, 법령에서 요구하거나 소비자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보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들은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와 목적, 항목, 보유 기간을 상세히 기재하고, 법령상 요구되거나 별도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보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케이팝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가운데 팬클럽 유료멤버십 서비스의 불공정 약관을 선제적으로 점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환불을 받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경과 기간이나 이용액에 따라 정산받을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 편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환불 관련 조항은 사업자들이 선예매 기회나 콘텐츠 열람 등 각종 혜택 이용 여부를 조회해 최종 환불액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뒤 올해 안에 시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조항들은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불공정 약관과 거래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시정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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