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발명을 했다 하더라도, 사람이 발명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으면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또한 AI가 생성한 시험 결과를 실제 실험 결과인 것처럼 속여 제출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식재산처는 6월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AI) 시대 올바른 특허출원 안내서'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안내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무분별한 특허출원을 막고, 올바른 특허 출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특허법상 AI 자체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없다. 발명을 한 사람이나 그 승계인만이 특허를 받을 자격이 있다. 정당한 발명자로 인정받으려면 발명의 창작 과정에서 실질적인 기여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AI에 일반적인 지시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그대로 출원하는 경우 특허를 받을 수 없으며, 설사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무효가 된다.
심사관은 심사 과정에서 정당한 발명자가 의심되는 경우 거절 이유를 통지하며 '연구개발 노트'나 '발명자 확인서' 등 사람이 발명에 기여했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AI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현상으로 인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술 내용이나 허위 효과가 생성될 수 있으므로, AI가 작성한 내용을 그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출원인과 대리인은 명세서와 의견서 등 특허 문서 작성 과정에서 내용의 진실성과 발명의 실현 가능성을 충실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의약품이나 첨단소재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특허출원할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AI가 제시한 후보물질이나 효능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허출원하면 실현 가능성 등의 문제로 특허가 거절되거나,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무효가 될 수 있다. AI가 생성한 실험 결과를 검증 없이 자신이 실험한 결과처럼 기재해 거짓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에는 특허법 제229조(거짓행위의 죄)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I 발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AI 자체에 대한 발명은 AI가 하드웨어와 결합해 정보 처리를 수행해야 하는 '발명의 성립성' 요건이 중요하다. AI가 발명의 구성 요소로 포함된 경우는 독창적인 기술적 특징을 통해 선행 기술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내야 하는 '진보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AI를 도구로 활용한 발명은 AI가 제시한 효과 등을 그대로 기재하지 말고 실시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명세서 기재요건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과일을 선별하는 방법'과 같이 AI가 발명의 구성 요소로 포함된 경우, 구체적인 AI의 기술적 특징 없이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를 단순히 AI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
또한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입력한 자료가 외부 AI 학습 과정에 활용돼 타인에게 알려질 수도 있으므로, 영업비밀이나 핵심 기술 정보를 입력할 때는 보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AI 사용 전에 입력 자료가 외부 AI 모형의 학습에 이용되지 않도록 사용자 환경을 설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이번 안내서는 AI 활용 확산에 따라 출원인이 지켜야 할 주의 의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AI를 활용한 발명에 대한 심사 기준은 국제적 제도 조화가 중요한 만큼, 곧 개최되는 IP5 지식재산 수장회의(6월 10일~12일, 일본)에서 주도적으로 논의해 AI 시대에 부합하는 특허제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공지능(AI) 시대 올바른 특허출원 안내서'는 지식재산처 누리집(moip.go.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