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위기, 거버넌스에서 답을 찾다

지역 간 의료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역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의료혁신위원회(위원장 정기현)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한상원)은 6월 9일 서울 중구에서 '지역의료 거버넌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보건의료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지역의료 운영체계(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과 현장 적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위원장 김진현)가 보건의료 재정과 인력 등 거버넌스 확립을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전문가 중심의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한림원과 손을 잡았다.

포럼에서는 두 명의 전문가가 발제에 나섰다. 먼저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나백주 교수는 '대한민국 보건의료 분야 거버넌스 대개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24∼2025년 의료대란이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 거버넌스의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하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한계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위상 격하, 시민 참여와 과학적 근거 부재, 지방 거버넌스 분절 등을 현행 체계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나 교수는 대안으로 시민 건강 중심의 통합 거버넌스를 제안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중앙 차원에 가칭 '국가 건강위원회'를 신설하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위상을 회복하며, 한림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과학자문 기구 및 기술지원 허브로 기능하도록 하는 3층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광역·기초·읍면동이 연계된 다층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셋째, 중앙과 지방 간 하향과 상향이 동시에 작동하는 양방향 거버넌스 구조를 만든다.

이어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이경수 교수는 '지역의료 혁신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현행 지역의료 체계가 분절적 구조를 띠고 있고 지방정부에 법적·재정적 권한이 부족해 지역의료가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해결 방안으로 경쟁 중심 체계에서 협력 중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교수는 경상북도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경북도는 공공보건의료 협력 강화 추진단을 운영하고, 지방의료원의 의료인력 충원을 지원하며, 상급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 간 원격협진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이를 협력 거버넌스의 실천 사례로 제시하며 다른 지역에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은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 김진현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로는 충북대학교 이영성 교수, 아주대학교 치과병원 김영호 원장,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고상백 교수, 성균관대학교 박재현 교수가 참여했다.

이영성 교수는 현행 행정권역을 재분석해 의료권을 별도로 설치하고, 지역 내 사회적 자본을 분석한 뒤 지역완결적 공공-민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의료취약지에 인공지능(AI) 기술과 인프라를 우선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원장은 현장 방문과 실증을 통해 정책 사각지대를 확인해야 하며, 지역의료에 민간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역의료가 작동하려면 법적·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상백 교수는 지역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맞춤형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지역의료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토론 이후에는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하는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역의료 혁신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방향과 향후 정책 추진 과제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의료혁신위원회 정기현 위원장은 "오늘 포럼은 지역의료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복잡한 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심도 있게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료혁신위원회는 오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실질적인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됐으며, 사회는 의료혁신소통과장이 맡았다. 발제와 지정토론에 이어 자유 토론과 폐회 순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지역의료 거버넌스의 방향성을 모색했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 실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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