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동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주민이나 지역 내 외국인 주민도 주민자치회 위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이 종료되고 본격 시행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주민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한다고 8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2013년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참고조례를 만들어 지자체에 제공해 왔으며,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된 보완 사항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정해 왔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학계와 연구원, 활동가 등 11명의 전문가 자문위원을 구성해 다섯 차례 자문회의를 열고,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주민자치위원과 담당 공무원 등 약 500명이 참여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또한 전국 1411개 주민자치회 위원과 공무원 1만7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주민자치회 위원 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해 개방성을 높인 점이다. 기존에는 해당 읍·면·동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위원이 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거주 요건 자체가 삭제돼 새로 이사 온 주민도 즉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영주권자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외국인 주민에게도 위원 자격이 주어져 지역 내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분과위원회 참여 대상도 넓어져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뿐만 아니라 지역 내 사업장이나 학교, 기관의 임직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지역사회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주민자치회의 핵심 기능인 주민총회와 자치계획의 권한도 실질적으로 강화된다. 주민총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안건이 운영세칙 제·개정, 연계 법인 운영, 주민조례발안 청구 추진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자치계획을 주민참여예산과 연계해 주민들이 직접 선택한 사업이 실제 예산으로 이어지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지자체장은 해당 읍·면·동과 관련된 주요 시책과 예산 사업 정보를 주민자치회에 미리 제공해야 하므로, 주민들이 정책 수립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민자치회의 활동 영역도 넓어진다. 이번 개정안에는 주민자치회가 통·리 단위 조직이나 읍·면·동 단위의 기관·단체 등과 협력해 돌봄, 마을환경 개선, 재난 안전, 자살 예방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 등 주민자치회 연계 법인을 설립해 다양한 공공서비스 위탁 사업이나 수익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외에도 사무국 설치 근거, 관련 법인이나 단체에 대한 지원 근거,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를 해소할 홍보 물품 제공 근거, 특정 사안이나 한시적 의제를 집중 논의할 특별위원회 설치 근거 등이 새로 마련됐다.
진명기 행정안전부 자치혁신실장은 "이번 참고조례 전부개정안은 현장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주민자치회의 안정적 운영 기반 마련과 기능 확대에 중점을 두었다"며 "각 지방정부에서 이번 개정안을 바탕으로 지역 실정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 주민자치회 활동이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