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볕더위와 집중호우로 배추값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봄배추를 한여름까지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실증을 마쳤다.
농촌진흥청은 배추가 수확 후에도 내뿜는 호흡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능동형 시에이(CA) 저장 기술'의 현장 실증 결과가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저장고 내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배추의 호흡 상태에 맞춰 실시간으로 자동 조절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정해진 농도로만 유지했지만, 능동형은 배추가 내쉬는 공기를 정밀 측정해 환경을 최적화한다.
지난해 충북 보은 산지유통센터에 100제곱미터 규모의 저장고를 설치하고 괴산·문경 등지에서 6월에 수확한 봄배추 90톤을 약 3개월간 보관한 결과 효과가 확인됐다. 일반 저온저장 배추는 90일 동안 무게가 14.2% 줄어든 반면, 능동형 CA 저장 배추는 2.65%만 줄어 수분을 80%가량 유지했다. 단단함(경도)도 수확 직후 수준인 3.3 N/㎜를 유지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일반 저온저장 배추는 2.2 N/㎜로 떨어져 식감이 크게 저하됐다.
김치 가공 적성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능동형 CA 저장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을 때 가공 수율(투입 배추 대비 김치 생산량)이 49%로, 일반 저온저장 배추나 여름배추의 43%보다 6%포인트 높았다. 이는 저장 중 품질 저하가 적어 가공 손실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능동형 CA 저장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6~9월에는 봄배추를,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는 사과를 저장하는 '작목 교대형 연중 순환 저장 모형'도 검증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장성비축기지 2대, 서문경농협 1대, 아람골영농조합 1대 등 추가로 4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보은APC 등에 6대가 보급된 상태다.
아울러 사과·배추 외에 다양한 원예 농산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농산물의 생리 상태를 측정해 환경을 자동 제어하는 '지능형 저장 시스템'으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산업체와 함께 포장·살균 기술을 결합한 통합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임종국 과장은 "농산물은 수확 후에도 숨을 쉬기 때문에 공기를 제어하면 필요할 때 소비자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농산물 수급 안정을 지원하고 소비자와 농가 요구를 충족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