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소가 개발해 놓고도 농업 현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기술들이 새롭게 조명받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최근 10년간(2016~2025년) 연구·개발한 기술 가운데 아직 현장에 보급되지 않은 176건을 선정해 실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현장 보급 가능성이 큰 영농 기술 56건과 신기술 시범 사업 제안 120건이다. 이들 기술은 연구 과정에서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여러 이유로 농업인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태양열과 태양광을 결합한 PVT(피브이티) 패널 기술, 가축분뇨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하는 시스템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이 포함됐다. 또 배추 아주심기 기계와 마늘 파종기처럼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계화 기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풋거름 작물을 농경지에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기술도 평가 대상에 올랐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기술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방 농촌지도기관 소속 현장 전문가 9명을 평가위원으로 위촉해 서면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항목은 경제성, 기술성, 현장 수요성과 활용성, 그리고 여러 기술을 묶음(패키지)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이다.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활용 분야별로 면밀히 검토한 후, 영농교육 자료나 기술 정보는 즉시 농업 현장에 제공하기로 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현장 활용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거나 단편 기술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야 하는 기술들은 별도로 분류해 관리한다. 이들 기술은 추가 현장 실증을 거친 뒤 시범 사업과 연계해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구 성과가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과 장선화 과장은 “우수한 연구 성과가 실제 농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 평가와 환류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 기술과 미래 농업 대응 기술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올해 안으로 인공지능(AI) 기반 현장 실증 과제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급되지 못한 기술은 보완해 현장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술 환류 체계를 강화하고, 청년 농업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확대하며 시범 사업의 경제성 분석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번 검토는 5월 1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으며, 평가 결과는 7월까지 분석해 기술별로 즉시 활용, 단기 보완 후 활용, 중장기 실증 단계로 구분해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