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유기농업자재를 다시 공시(정부 인증) 받을 때 같은 시험을 두 번 하지 않아도 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유기농업자재 공시 업무 규정」 고시를 개정해 2026년 6월 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기농업자재를 공시받으려면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식물에 대한 효과(비효·비해, 약효·약해)를 확인하는 '식물 시험성적서'와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독성 시험성적서'다. 독성 시험에는 급성경구독성, 급성경피독성, 피부자극성, 안점막자극성, 급성어류독성, 물벼룩 급성유영저해시험, 꿀벌 급성접촉독성시험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기존 규정에서는 이러한 시험성적서에 대한 예외 조항이 없었다. 예를 들어 이미 공시된 제품과 원료와 조성비(재료의 종류와 투입 비율)가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다른 업체가 다시 공시받으려 해도, 기존 업체의 동의를 받아 성적서를 재활용할 방법이 없었다. 이 때문에 업체는 같은 시험을 반복해서 수행하고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했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이런 불합리가 해소된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기존 공시사업자(원 공시사업자)의 사용 동의를 받은 경우, 동일한 원료를 공급받거나 동일한 원료공급처에서 원료를 조달해 만든 제품이라면 식물 시험성적서와 독성 시험성적서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다. 단, 주성분의 종류와 함량(%), 원료 또는 재료의 종류와 투입비율(%)이 모두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관원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인해 공시 1건당 최소 2,500만원의 시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유기농업자재 공시를 위해 필요한 시험 비용은 총 약 2,868만원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식물시험(비효 700만원, 약효 500만원)과 독성시험(2,000만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앞으로 이 부분이 면제되면서 업체의 재정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이번 개정은 신규로 유기농업자재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원료와 조성비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면,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반복 시험을 하지 않아도 공시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효능과 효과가 입증된 유기농업자재의 공급을 확대하고, 기술력 있는 공시사업자를 육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체 공시 제품 가운데 효능·효과를 표시한 제품의 비율은 30.7% 수준이다. 농관원은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효능·효과품의 비율이 높아져 농업인들이 더 다양한 자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농관원 김철 원장은 "유기농업자재 산업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 개정은 농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세부 사항은 농관원 농업정보자재과(054-429-4071, 4072)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