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오는 6월 11일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해외여행객을 위한 감염병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리며,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질병관리청은 선수단과 응원단 등 약 3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 감염병 노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홍역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경기가 열리는 할리스코주(과달라하라)가 멕시코 내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멕시코에서 보고된 홍역 환자는 총 2만 6087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8.27명에 달하며 지난해 4.96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미국도 1952명의 환자가 발생해 유행이 지속 중이고 캐나다 역시 지역별 집단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월드컵 참가 예정자에게 출국 전 반드시 홍역 예방접종력을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예방접종 이력이 불확실하다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196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중 홍역 면역의 증거(1967년 이전 출생, 홍역 확진, 항체 확인, MMR 2회 접종 완료)가 없는 사람은 적어도 1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 12세 이하 어린이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멕시코는 A형간염 풍토 지역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만 40세 미만은 항체검사 없이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만 40세 이상은 항체검사 후 항체가 없으면 접종을 받도록 안내했다. 1차 접종은 여행 계획 즉시, 불가피한 경우 출발 당일이라도 접종해야 하며 성인은 1차 접종 후 6~12개월 간격으로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지역은 6월부터 9월까지 우기가 시작된다. 낮 기온이 27~31℃까지 오르고 강수량과 습도가 증가해 모기 활동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멕시코는 뎅기열 풍토병 국가로 남부 지역에서는 치쿤구니야열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모기 활동 시기인 6~7월에 웨스트나일열, 라임병 등에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 모기기피제를 평균 3~4시간 간격으로 반복 사용하고 밝은색 긴팔 옷과 긴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경기장 관람 후 야간 관광이나 습지·호수 주변 방문은 모기 노출 위험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하지 않은 물이나 노점 음식, 덜 익힌 음식을 피해야 한다. 올바른 손씻기와 충분히 익힌 음식 먹기, 끓인 물이나 생수 마시기 같은 개인위생수칙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여러 식중독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멕시코 전역에서 캄필로박터, 살모넬라,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 크루즈선을 통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안데스바이러스 감염)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농촌·산림·캠핑장·장기간 비어 있던 숙소·창고 등 설치류 노출 가능 장소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 설치류의 사체, 배설물, 타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식품은 밀봉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귀국 후 6주 내 발열·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먼저 상담해야 한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발생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병 유행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상황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 등 유행국가 방문 이력이 있는 여행객에 대해 입국 시 건강상태 확인과 증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병 예방을 위해서는 해당 유행지역 방문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야생동물 접촉을 금하며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낮 시간대 폭염 속 장시간 이동과 야외 응원 과정에서 온열질환 위험도 높을 수 있다.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경기장 이동 대기와 응원 일정이 겹치면 탈수 위험이 커지므로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시간대 활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귀국 후에는 기침, 발열, 발진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Q-CODE(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 수일 내 의심 증상(발열, 발진, 근육통, 설사, 구토, 기침 등)이 나타나면 의료기관 방문 시 반드시 해외 여행지를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를 통해 감염병 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는 선수단과 응원객의 이동이 많고 장시간 밀집 활동이 이루어지는 만큼 감염병과 온열질환 예방이 중요하다”며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귀국 후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 신고와 신속한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대회 종료까지 감염병 발생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대책반을 지속 운영해 감염병 예방·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