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경사지 밭 토양유실, 맥주용 보리로 줄인다

우리나라 밭의 60% 이상은 경사지에 있어 장마철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비옥한 표토가 쉽게 쓸려 내려간다. 문제는 최근 강우 강도가 평년보다 18% 이상 높아지면서 토양 보전을 위한 선제적인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사지 밭에서 주 작물 사이에 맥주용 보리를 심는 ‘덮개 작물’ 재배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진이 국내 육성 맥주용 보리 5품종(광맥·호품·흑호·호단·다이안)을 선정해 시험한 결과, 파종 30일 뒤 토양 표면을 덮는 피복률이 90% 내외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품종별 피복률은 87.6~91.0%로 품종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실제 경사진 감자 재배지에 광맥 품종을 심어 시험한 결과, 이랑 사이에 아무것도 심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토양유실량이 약 25%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집계 기간 동안 무피복 상태에서는 1헥타르당 0.4톤의 토양이 유실됐지만, 맥주용 보리를 심은 곳에서는 0.3톤에 그쳤다. 이처럼 덮개 작물은 빗방울이 토양 표면에 직접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물이 땅속으로 천천히 스며들도록 도와 침식을 완화한다. 또한 지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의 속도를 낮춰 토양과 양분이 함께 쓸려 나가는 것을 줄여 준다.

그동안 경사지 토양 유실을 막기 위해 주로 호밀이 재배됐지만, 종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따라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큰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반면 맥주용 보리는 호밀보다 종자 가격이 20킬로그램 기준 48,580원에서 36,000원으로 약 25% 저렴하다. 발아 속도도 빨라 보리는 파종 후 3~5일 만에 싹이 트는 반면 호밀은 5~10일이 걸린다. 게다가 식물체 크기가 호밀의 절반 수준으로 작아 주 작물인 감자와 양분을 두고 경쟁할 위험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맥주용 보리 종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조광수 소장은 “경사지 밭이 많은 고령지에서는 장마철 기후 변화에 대응해 덮개 작물을 재배하는 등 선제적인 토양 보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맥주용 보리 활용 기술이 환경을 보전하고 농가 부담을 낮춰 지속 가능한 밭 농업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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