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2일 발표한 ‘2026년 봄철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해 봄(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3℃로 평년(11.9℃)보다 1.4℃ 높았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이후 54년 만에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위는 2023년(13.5℃)이다. 최근 10년(2017~2026년) 중 7개 해가 역대 상위 10위 안에 포함돼 봄철 기온 상승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별로 보면 3월 평균기온 7.4℃(역대 9위), 4월 13.8℃(역대 3위), 5월 18.6℃(역대 1위)로 모두 평년보다 1.3~1.7℃ 높았다. 특히 5월은 동기간 대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맑은 날씨에 강한 일사가 더해지면서 낮 기온이 크게 올라 3월 하순, 4월 중순, 5월 중순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4월 19일 서울의 일최고기온이 29.4℃까지 오르며 4월 중순 극값을 경신했고, 5월 17~18일에는 경상도와 충청도 등 22개 지점에서 5월 중순 일최고기온 극값이 새로 쓰였다. 그중 밀양은 35.1℃, 합천은 33.8℃, 대구는 34.7℃를 기록했다. 5월 전국 폭염일수(일최고기온 33℃ 이상)는 0.5일로 역대 2위에 해당하며, 구미, 거창, 문경, 안동, 영천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이른 폭염이 관측됐다. 또한 5월 30일 강릉에서는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해 작년보다 19일 빨랐다.
고온이 이어진 원인으로 기상청은 중위도 대기 파동 강화와 열대 지역의 대류 억제를 꼽았다. 3월 하순과 4월 중순에는 양의 북대서양 진동(NAO)이 강하게 발달해 유럽에서 우리나라 부근까지 이어지는 대기 파동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성 순환이 자리 잡아 하강기류와 함께 기온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3월 하순 동인도양, 4월 중순 남중국해 부근에서 대류가 억제되면서 고기압이 더욱 강화됐다.
5월 중순에는 중앙시베리아 부근 기압능이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해 정체한 가운데 바렌츠해 부근의 블로킹이 중위도 대기 파동을 강화시켜 고기압성 순환이 더욱 발달했다. 강한 하강기류와 따뜻한 공기 유입, 맑은 날씨가 더해지면서 이른 폭염으로 이어졌다.
봄철 강수량은 전국 평균 268.1mm로 평년(248.4mm) 대비 108.2% 수준이었다. 작년(231.6mm)보다는 36.5mm 많았다. 강수일수도 24.6일로 평년(25.0일)과 비슷했지만, 시기별로 변동이 컸다. 4월 상순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려 강수일수가 5.1일에 달했고, 월 강수량의 87.6%가 상순에 집중됐다. 반면 4월 중순과 하순은 매우 건조했으며 5월은 20~21일 한 차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체 강수량의 62.3%가 쏟아졌다.
5월 20~21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원영동, 전남해안, 경상 지역을 중심으로 100~200mm 내외의 강수를 기록했다. 군산, 전주, 여수, 남해, 대구, 영덕 등에서는 5월 중순 일강수량 극값이 경신됐다.
이 같은 강수 편차로 인해 봄철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평균 19.2일이었다. 특히 수도권(34.1일, 역대 7위)과 강원영서(35.4일, 역대 6위)는 다른 지역보다 가뭄이 오래 지속되다가 5월 20~21일 비로 대부분 해소됐다. 최근 6개월(2025년 12월~2026년 5월) 누적 강수량은 전국 평년의 92.3% 수준이며, 지역별로는 강원영서(82.6%)가 가장 적었고 전남(110.2%)이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봄철 평균 해수면 온도는 14.0℃로 최근 10년(2017~2026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1위는 2024년(14.3℃)이다. 작년보다 1.6℃ 높았고, 3월(11.5℃), 4월(13.6℃), 5월(16.9℃) 모두 작년보다 1.4~2.0℃ 높았다. 해역별로는 서해 10.4℃, 남해 16.3℃, 동해 15.4℃로 동해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양 열용량(수심 약 300m)이 평년보다 높은 가운데 따뜻한 해류의 영향이 강하게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 봄철은 4월 중순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고 5월에는 일부 지역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이른 폭염이 발생하는 등 봄철 기온 상승 추세를 체감할 수 있는 날씨를 보였다”며 “여름철에는 폭염·열대야, 장마, 집중호우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재해 대응이 필수적인 만큼,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방재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전 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