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세탁소, 미용실, 목욕탕 같은 생활 편의 시설을 이용하기 훨씬 쉬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농어촌의 생활 서비스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기준을 대폭 개편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2일 국무회의에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제5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2025~2029)'의 정책 방향을 반영해, 농어촌 주민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농어촌서비스기준'을 완전히 새롭게 바꾼 점이다. 농어촌서비스기준이란 농어업인과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향상시키기 위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공서비스의 최소 목표 수준을 정한 기준이다. 기존에는 단순히 해당 지역에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있는지 여부만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주민이 실제로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고려한 '접근성' 중심으로 관리 방식이 바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생활서비스 항목과 식품 항목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개정된 기준에는 '목욕, 이용·미용 및 세탁 등 생활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제고'와 '식품 판매시설에 대한 접근성 제고'라는 항목이 신설됐다. 이는 농촌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서비스 공백' 문제와 '식품사막화'(식료품점이 없어 식품 구매가 어려운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동네에 세탁소나 미용실이 하나도 없어 멀리 나가야 했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기존 항목들도 접근성 중심으로 개선됐다. 의료·보육·교육 분야에서는 시설 존재 여부 대신 주민이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진료 항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에 해당하는 진료과목에 대하여 신속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진료 여건 개선'이라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면서, 응급의료와 영유아 보육·교육 항목은 접근성 제고로 표현이 통일됐다. 노인복지 항목도 방문요양·돌봄 서비스나 재가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교육 분야에서는 초·중등학교에 대한 접근성 제고 항목이 새로 추가됐고, 통학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적절한 통학수단을 제공하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평생교육과 문화 분야도 마찬가지로, 평생교육기관이나 공연장, 영화상영관, 생활문화센터, 지방문화원, 문화의 집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도서관과 체육시설도 접근 편의성 제고에서 접근성 제고로 기준이 바뀌었다.
주거·정주 여건 분야에서는 최저주거기준에 적합한 주택 비율 제고, 슬레이트 지붕 철거·개량, 상·하수도 보급률 제고, 난방(도시가스 및 LPG) 보급 확대 등 기존 항목이 유지됐다. 대중교통 항목은 노선버스 이용 편의성 제고와 수요응답형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도입, 도서지역 여객선 이용 편의성 제고 등으로 세분화됐다. 생활폐기물 처리 항목은 영농폐기물 수집·수거 시설 확충으로 대체됐고, 방범용 CCTV 설치율 제고와 탄력적 경찰 순찰, 소방차 출동 목표시간 내 도착 비율 제고 등 안전 관련 항목은 그대로 유지됐다.
고용서비스 분야에서는 창업·취업 관련 지원기관에서 제공하는 컨설팅·교육 프로그램의 이용 가능성 대신,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 제고로 기준이 변경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에 따라 '농어촌서비스기준 고시'도 함께 개정해 항목별 세부 목표 수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매년 농어촌서비스기준 달성 정도를 점검하고,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농식품부 전한영 농촌정책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농어촌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지역별 서비스 격차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어촌 생활서비스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