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농어촌 지역에서 외국인 숙련기능인력(E-7-4)을 고용할 수 있는 비율이 기존 30%에서 최대 50%까지 대폭 늘어난다. 법무부는 2026년 6월 시행을 목표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숙련기능인력(E-7-4) 취업비자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은 산업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 외국인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 현장에서는 숙련된 외국인 직원을 더 고용하고 싶어도 고용허용 인원 제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법무부는 인구감소지역과 뿌리산업에 한정해 적용하던 '고용허용 인원 특례'를 농축어업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 특례가 적용되면 농축어업 분야에서 국민 고용 인원의 50%까지 숙련기능인력(E-7-4)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국민 고용 인원이 4명 이하인 영세 소규모 농축어업 사업장은 고용 비율과 관계없이 외국인 숙련기능인력을 최대 2명까지 고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외국인 근로자가 숙련기능인력(E-7-4) 취업비자로 변경하려면 현재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장 휴·폐업이나 폭행·임금체불 등 인권침해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옮긴 경우 이전 근무 경력이 인정되지 않아 비자 변경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는 '근속기간 산정 특례'를 신설했다. 부득이한 사유로 직장을 옮긴 외국인 근로자는 이전 직장의 근무 기간까지 합산해 근속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특례는 숙련기능인력(E-7-4) 취업비자 변경과 체류기간 연장에 필요한 '1년 이상 근무 중인 기업 추천' 요건과 '현 근무처 3년 이상 근속 가점' 요건에 모두 적용된다. 예를 들어 9개월간 근무하던 업체가 폐업해 현 근무처에 4개월째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기존에는 '1년 이상 근무 중인 기업체 추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체류기간 연장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개선 후에는 직전 근무처 9개월과 현 근무처 4개월을 합산해 총 1년 1개월의 근속 기간으로 인정받아 비자 연장이 가능해진다.
이번 개선안은 '지역특화 숙련기능인력(E-7-4R)' 제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민생 경제와 산업현장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부는 앞으로 사업주와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숙련기능인력(E-7-4) 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방안은 올해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숙련기능인력(E-7-4) 제도는 국내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숙련도를 쌓은 제조업, 뿌리산업, 건설업, 농·축산업, 조선업, 어업·내항상선 분야 외국인 근로자를 점수제로 선발해 장기 취업비자로 전환해 주는 제도다. 선발 방식은 총 300점 만점에 여러 항목을 평가하며, 기본항목으로 연간소득(최대 120점), 한국어 능력(최대 120점), 나이(최대 60점) 등이 있다. 가점 항목으로는 현 근무처 3년 이상 근속, 인구감소지역 또는 읍·면지역 근무, 자격증 또는 국내 학위, 운전면허증,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추천, 고용 기업체 추천 등이 포함된다. 벌금이나 조세 체납,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은 감점 또는 제외 대상이 된다.
2026년도 숙련기능인력(E-7-4) 도입 규모는 3만 3000명이며, 체류 기간은 1회 최대 2년으로 연장이 가능하다. 이 비자는 가족 동반을 허용하는 등 장기 체류를 장려해 선별적 정주화를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법무부 정성호 장관은 "이번 제도 개선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인 숙련 인력 공급과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산업현장과 외국인 근로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합리적인 출입국·이민정책과 취업비자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