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밀 가격 상승으로 식료품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비한 국산 밀 신품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5월 28일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 시험 재배지에서 신규 육성 밀 우수 계통 현장 평가회를 개최했다. 이번 평가회는 최근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수입 밀 기반의 국내 식료품 물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환경에 적합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하는 우수 신품종 개발로 국산 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국립식량과학원과 광주농업기술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전남농업기술원의 밀 육종 및 재배 담당자와 한국우리밀농협, 구례우리밀 등 생산자단체 대표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신규 계통의 생육 특성과 수량성을 기존 품종과 비교·평가하며 지역 맞춤형 품종으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평가 대상은 농촌진흥청 맥류작물과에서 육성해 지역별 생육 적응성을 평가 중인 계통으로, 면용과 빵용으로 특화된 우수 후보군이다. 면용 계통인 '전주435호'와 '전주436호', 그리고 빵용 계통인 '전주437호'가 이번 평가의 주인공이다.
'전주435호'는 아밀로스 함량을 조절해 면 가공 적성을 개선한 계통이다. 출수기는 4월 21일, 성숙기는 6월 2일이며, 10아르당 415kg의 수량을 기록해 기존 금강밀 대비 31% 증수됐다. 저아밀로스(25.0%) 특성으로 밀가루 팽윤력이 우수하고 글루텐 형성이 강화돼 생면 가공에 특히 적합하다. 내한성은 금강밀과 유사하지만 수발아와 붉은곰팡이병에는 취약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전주436호'는 붉은곰팡이병과 내한성에 강한 저아밀로스 면용 계통이다. 출수기는 4월 20일, 성숙기는 6월 3일이며, 10아르당 379kg으로 금강밀 대비 20% 증수했다. 붉은곰팡이병 감염률이 9.4%에 불과해 금강밀(87.5%)에 비해 월등히 저항성이 높으며, 저항성 유전자 Fhb2, Fhb4, Fhb5를 보유하고 있다. 내한성 시험에서 고사주율이 8.7%로 금강밀(18.4%)보다 우수했다. 저아밀로스(24.2%)와 고분자 글루텐(5+10)을 보유해 건면 가공 시 식감이 개선된다.
빵용 계통 '전주437호'는 복합 저항성을 갖춘 제빵용 우량 계통이다. 출수기는 4월 22일, 성숙기는 6월 3일이며, 10아르당 363kg으로 금강밀 대비 15% 증수했다. 붉은곰팡이병 감염률이 3.9%로 매우 낮고, 저항성 유전자 Fhb1, Fhb2, Fhb4, Fhb5를 모두 보유해 강력한 내병성을 자랑한다. 특히 내한성이 우수하고 수발아율이 0%로 금강밀(26.0%)에 비해 월등히 안정적이다. 빵용밀 수준의 단백질 함량(10.6%)과 글루텐 조성(5+10)을 갖춰 식빵 가공에도 적합하다.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 김시라 소장은 "광주광역시와 전남은 국산 밀 주요 재배 지역인 만큼 지역 기후에 맞는 우수한 신규 품종 선발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이모작 작부체계가 안정적으로 안착해 농가 소득 증대와 국산 밀 자급률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기초식량작물부 김기영 부장은 "국산 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은 지역별 재배 안정성이 뛰어난 품종을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는 것"이라며 "지역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지역 맞춤형 신품종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연계한 채종 단지를 조성해 우수한 신품종 종자가 조기에 확대 보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현장 평가회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됐으며, 국산 밀 품종 특성 소개와 우수 계통 현장 생육 평가, 사업화 방안 논의 순으로 진행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적응성이 확인된 계통을 신품종으로 등록하고, 농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