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이후 7개월 연속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에는 SNS와 메신저를 활용한 신종 스캠범죄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추가 대응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5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보이스피싱 TF' 대응 점검 회의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보완 사항을 점검하고 신종 스캠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한 이후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출범, 범죄 이용 전화번호 긴급 차단,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 AI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9월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보이스피싱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는 1만4461건에서 9353건으로 35.3% 줄었고, 피해액은 7632억원에서 4936억원으로 35.3% 감소했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범죄 조직의 피해자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데 주력해 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불법스팸 대응 정책과 민관협업을 통해 1인당 월평균 스팸 문자 수신량을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인 2.74통으로 줄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 단말기와 통신 3사의 전화 앱에서 통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탐지하는 기능을 기본 제공하도록 했고, 구글 안드로이드폰에는 강화된 보안 프로그램을 적용해 악성 앱 설치를 실시간 차단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피싱 전화번호 긴급차단 제도'를 도입해 피싱 이용 의심 전화번호를 10분 이내에 차단하고 있다. 긴급차단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1394), 112 신고, 삼성 스마트폰 간편 제보 등을 통해 접수하며, 올해 4월까지 총 6만5638개 회선을 긴급 차단해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
기망 단계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해외 발신번호를 국내 번호로 둔갑시키는 수법을 차단하기 위해 발신번호 변작기의 제조·수입·배포·판매·대여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지난 5월 19일부터 시행 중이다. 또한 대포폰이 쉽게 개통·유통되지 않도록 휴대전화 부정개통과 관련된 통신사업자의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의무 위반 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법령을 개정해 오는 10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보이스피싱 예방·탐지에 실제 보이스피싱 용의자의 목소리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실증 특례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동통신 3사는 AI가 통화를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탐지·경고하는 기능을 상용화했으며, 탐지 정확도는 97% 이상이다.
자금 편취 단계에서는 금융위원회가 금융사의 탐지 역량을 강화하고, 보이스피싱 정보공유 AI 플랫폼을 통해 5개월간 약 26만6000건의 정보를 공유해 약 419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가상자산 계정을 활용한 범죄에도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해 오는 10월부터 범죄 이용 계정 차단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청이 지난해 9월부터 '피싱범죄 특별단속'을 통해 올해 4월까지 피싱범죄 피의자 2만6406명을 검거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한 수치다. 또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스캠 범죄 510건에 대해 407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캄보디아 국외도피사범 137명을 2차례에 걸쳐 전세기로 송환했으며, 인근 국가에서도 스캠 조직원 288명을 검거해 151명을 송환했다.
법무부는 피해액이 5억원 미만이더라도 다수 사기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 가능하도록 형법을 개정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등 특정사기범죄의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회복이 곤란한 경우 국가가 필요적으로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하고, 이를 피해자에게 환부하도록 하는 부패재산몰수법을 개정했다.
대검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 합동수사부를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46명을 입건하고 이 중 132명을 구속하는 등 구속수사 비율을 높여 엄정 대응하고 있다. 해외거점 조직 대상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해외도피사범 검거·송환 인원이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종합대책 발표 이후 총 8명을 검거·송환했다.
정부는 기존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실형을 받은 자의 전자금융거래를 일정 기간 제한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 간 정보공유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외국인의 휴대전화 부정개통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신분증의 사진 정보 진위 여부도 확인한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대포통장 개설 등 범죄 목적 유령법인에 대한 법인해산을 활성화하고, 대검찰청은 보이스피싱 전담 부서가 설치된 서울동부지검에 범죄수익환수 전담 부서를 신설해 '수사-범죄수익환수-피해재산환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 3월 8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피싱 예방·홍보 협의체'를 구성해 최신 범행 수법을 전파하고 기관별 홍보 채널을 활용한 홍보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불법유통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주요 기반으로 악용되는 점을 고려해, 유출된 개인정보를 구매·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할 계획이다.
종합대책 관련 11개 입법과제 중 7개 법안이 국회에서 신속 처리된 가운데, 아직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에 대해서도 국회 논의 과정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법 개정 전이라도 행정적 조치와 민간협력을 통해 정책적 효과를 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일부 금융회사에서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 피해보상 보험 무료가입 지원 제도'를 적극 홍보해 활성화하고 지원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권과 지속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SNS나 메신저를 활용한 신종 스캠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경찰청은 '다중피해사기 방지법'이 신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 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맺어 최신 피싱범죄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범행 이용 계정 등을 차단했다. 앞으로 더 많은 플랫폼 사업자들과 업무협약을 통해 범죄예방 환경을 조성하고 시스템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공공 조달 계약 정보를 악용한 노쇼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조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농협 공개입찰 시스템을 개선해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등이 계약 체결 시 사기 예방 내용을 필수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종 스캠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청과 협업해 로맨스스캠, 노쇼사기 등에 대해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수준으로 의심거래 탐지 및 계좌 거래정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금융회사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의심거래에 대해 신속하게 임시조치를 취하고, 경찰 수사를 통해 신종 스캠범죄임이 확인될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 대상으로 분류해 계좌를 정지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에 신종 스캠 대응 관련 업무지침을 배포해 정기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며, 범죄와 연관되지 않은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계좌정지 과정을 검토해 범죄 이용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거나 거래정지 필요성이 낮은 계좌에 대해서는 거래정지를 해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경찰청도 정지된 계좌의 명의인이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 면밀히 검토해 선의의 계좌 명의인에 대해서는 거래정지 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해제할 예정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회의를 마치며 "그간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관계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한 덕분에 줄지 않을 것만 같았던 보이스피싱도 감소할 수 있었다"면서 "기존 대책의 보완점과 신종 스캠범죄에 대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속도감 있고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각 부처가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