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2025년 10월~2026년 4월)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총 63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43건)보다 약 1.5배 증가한 수치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철새 유입 증가와 바이러스 변이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검출 유형별로는 폐사체 42건, 분변 12건, 포획 9건으로 폐사체를 통한 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혈청형은 H5N1이 5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H5N9 10건, H5N6 1건이 확인됐다. 특히 유전형은 17종으로 전년(7종)보다 크게 늘어, 야생조류 사이에서 바이러스 재조합과 변이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생 증가 원인으로는 우선 겨울 철새 유입 규모 증가가 꼽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조사 결과, 전국 주요 습지 200곳에서 확인된 오리과 조류는 2025~2026년 동절기 1월 기준 약 107만 3,846마리로 전년(104만 5,662마리)보다 늘었다. 유럽에서도 같은 기간 고병원성 AI 발생이 1,839건에서 6,395건으로 약 3.5배 급증해, 국제적 확산세가 국내 유입 위험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기를 부착한 철새 이동 감시 결과, 일부 개체가 국내와 중국·러시아 방향을 오가는 경로가 확인됐다. 이는 바이러스가 국외에서 유입되거나 국내 지역 간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다가올 2026~2027년 겨울을 대비해 방역 대응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9월부터 겨울 철새의 국내 초기 기착지와 위험성이 높은 20개 지점을 집중 감시하고, 예찰 지점도 기존 102곳에서 112곳으로 확대한다. 철새 번식지인 몽골 등 국외 예찰도 강화해 분변 검사량을 1,500점에서 2,500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요 철새도래지와 고위험지역을 중심으로 폐사체 예찰을 강화하고, 지방정부 및 전문기관과 연계한 신고·수거·검사체계를 신속히 운영해 질병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전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과학적 분석기법으로 유입·확산 양상과 위험도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발생 위험이 높은 시기와 지역에 선제적 차단방역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지난 동절기는 철새 유입 증가와 바이러스 변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고병원성 AI 발생이 증가했다”며 “앞으로 철새 이동정보, 국내외 발생동향, 유전형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보다 정밀한 예찰과 신속한 초동 대응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