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를 국내 기술로 생산해 민간 기업에 이전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월 19일 경북 구미에 있는 SK실트론 사업장에서 초순수 실증설비의 기술이전을 위한 성과 활용 협약식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초순수는 물속의 불순물을 극미량 수준까지 제거한 공정용수로, 반도체 웨이퍼 세척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이다. 이온물질 농도는 1ppt(1조분의 1) 이하, 용존산소 등 기체 농도는 1ppb(10억분의 1) 이하로 관리될 정도로 높은 순도가 요구된다.
그동안 초순수 생산 기술은 일본과 미국 등 해외 기업이 주도해 왔다.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초순수 공급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기술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1년부터 5년간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설계·시공·운영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을 적용한 실증설비를 SK실트론 구미사업장에 설치하고 장기간 성능을 검증했다. 유기물 제거를 위한 자외선 산화장치,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이온 제거 및 수질 고도화용 이온교환수지 등 핵심 공정에 국내 기업이 개발한 장치와 소재가 적용됐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생산된 초순수는 SK실트론의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공정에 공급된다. 국내 설계 기술로 만든 초순수가 실제 반도체 제조라인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국내 물기업이 현장 적용 실적을 확보하고 초순수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성과를 통해 해외 기술에 의존해 온 초순수 분야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 물산업 생태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기후위기로 인한 공업용수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하수 재이용 기반의 초순수 생산 기술과 원수 다변화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이번 기술이전은 초순수 기술의 국산화를 넘어 실제 산업현장 적용으로 이어진 중요한 성과"라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대규모 투자가 초순수 등 국내 물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