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건설사인 대방건설㈜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대해 제재에 나섰다. 공정위는 대방건설이 하도급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의 일부를 부당하게 떼어두거나, 폐기물 처리 비용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하는 특약을 설정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4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59개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총 482건의 하도급 계약에서 '총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예치하거나, 수급사업자가 하자보수보증증권을 제출할 때까지 해당 금액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약을 설정했다. 이른바 '유보금 특약'으로, 공사가 끝난 뒤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보수를 명목으로 하도급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원사업자가 보유하는 관행이다.
이러한 유보금 설정은 수급사업자의 정당한 대금 수령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부당 특약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 특약에 따라 대방건설은 최종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원의 지급을 거절하거나 보류했고, 이로 인해 일부 수급사업자들은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유보율을 5%로 낮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대방건설은 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는 내부 검토에 따라 2022년 3월 15일부터 체결된 계약에서는 해당 특약을 삭제했다.
또한 대방건설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수급사업자들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폐기물 처리비가 계약 당시 책정된 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원인이나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초과 비용을 모두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특약을 설정했다. 나아가 실제로 초과 발생한 폐기물 처리비를 수급사업자들의 기성금에서 공제하면서, 이에 대해 추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제출받기도 했다.
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원사업자의 의무로 되어 있는 환경관리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한 특약 설정 행위에 해당한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건설공사로 인해 폐기물을 5톤 이상 배출하는 경우 발주자로부터 최초로 공사의 전부를 도급받은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로서 처리 책임을 진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방건설에 대해 유보금 특약에 대해서는 향후 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1억 4500만 원을, 폐기물 처리비 전가 특약에 대해서는 향후 재발방지명령을 각각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건설하도급 분야에서 오랫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유보금 설정 관행과 폐기물 처리비 전가 행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내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2023년 8월 발표한 '건설하도급 공사 유보금 설정 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75개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4%가 유보금 설정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유보금 비율은 기성금액 대비 5%에서 많게는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역시 장기간 이루어지는 건설공사에서 원사업자가 기성금 중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를 유보하는 것은 수급사업자의 대금지급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부당 특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8. 11. 16 선고 2017누46556 판결 등).
공정위는 앞으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을 유예하는 유보금 설정 등 부당 특약 설정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