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기업 간에 등록 자료 비용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정부가 나서서 조정해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월 12일부터 '화학물질등록 관련 분쟁 조정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제도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업들이 등록 과정에서 겪는 비용 분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행법상 동일한 기존화학물질을 등록하려는 기업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등록에 필요한 시험자료를 공동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 이미 등록된 물질을 새로 등록하려는 후발 기업은 기존 자료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해당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동물시험 등 중복 시험을 막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협의체 내에서 시험자료 생산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후발 기업이 기존 자료를 사용할 때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두고 기업 간 이견이 자주 발생했다. 이런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화학물질 등록 자체가 지연돼 해당 물질의 제조나 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등록신청자료의 생산과 활용 시 적용할 비용 분담 및 비용 계산 원칙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했다. 분쟁이 발생하면 기업이 정부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정부는 법정 원칙과 유사 사례, 관련 기업 의견 등을 종합해 조정안을 마련해 당사자들에게 권고한다.
조정 신청은 화학물질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해 할 수 있다. 만약 조정이 결렬되면 후발 등록기업은 해당 자료의 제출을 유예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할 수 있다. 제출유예가 승인되면 해당 기업은 자료 없이도 등록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이후에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 간 자료 사용료를 둘러싼 이견이 곧바로 등록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 후발 기업의 과도한 부담이나 영업 차질을 막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조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보건국장은 "이번 분쟁 조정 제도는 기업 간 비용 분담 갈등으로 화학물질 등록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 창구"라며 "정부는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를 충실히 확보하면서도 산업계가 합리적인 비용과 절차로 제도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크다. 우선 과도한 비용 부담 등 제도 이행을 가로막는 요인이 제거돼 기업이 보다 원활하게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또 기존 시험자료의 공동 활용이 촉진돼 불필요한 중복 시험이 줄어들고, 유통 중인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 확보와 안전 관리도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