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해외 순익 1.97억 달러… M&A가 이끈 ‘착시 성장’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이 2025년 기준 1억97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러한 실적 개선은 신규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신규 진출 효과를 제외할 경우 기존 점포의 수익성은 오히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외형 성장 이면에서 해외 사업의 내실 강화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생명보험, M&A·비보험 확장 효과… “실적 구조 변화”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는 11개국 46개로 전년 대비 2개 늘었다.
이번 실적 변동은 사업 다각화와 지배구조 재편의 영향이 컸는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리포손해보험(Lippo General Insurance Tbk) 지분을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하며 계열사 간 역할을 조정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 노부은행(Bank National Nobu)과 미국 벨로시티증권(Velocity Clearing)을 인수하며 비보험 분야로 영토를 넓혔다.
이러한 신규 진출 효과로 생명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억93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4530만 달러(70.8%) 늘어났다. 하지만 신규 편입 및 매각 점포 실적을 제외한 기존 생명보험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50만 달러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 손해보험, 동남아 재해 영향… “수익성 하락”
손해보험업계는 대외적인 자연재해 리스크로 인해 고전했다. 손해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87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40만 달러(7.8%) 감소했는데, 2025년 3월 미얀마 지진과 11월 태국 홍수 등 동남아시아 지역 자연재해가 보험손익을 악화시킨 결과다.
업종별로는 보험업 수익이 전년 대비 2210만 달러 줄어든 반면, 비보험 분야인 금융투자업(3420만 달러)과 은행업(2930만 달러)은 실적을 방어했다. 지역별 순이익은 아시아 1억2160만 달러, 미국 6640만 달러, 유럽 900만 달러 순이다. 특히 미국 지역은 증권사 인수 등에 힘입어 이익이 3200만 달러 증가했다.
재무 현황에서도 인수 효과가 뚜렷했다. 2025년 말 해외점포 총자산은 162억4000만 달러(약 23조3000억원)로 전년 말 대비 89억 달러(121.2%) 증가했다. 부채도 120억2000만 달러로 202.7% 늘었는데, 이는 은행 및 증권사 인수에 따른 차입금과 예수금이 반영된 결과다. 자본은 42억2000만 달러로 25.2% 늘었다.
■ 글로벌 변동성 확대 속 ‘리스크 관리’ 고삐
금융당국은 해외점포의 실적이 신규 진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의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동 사태 등 국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대규모 자연재해 위험이 남아있어 보험사들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해외점포의 경영 현황과 재무 건전성을 더욱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의 경영현황 및 재무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보험사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