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복숭아 바이러스 피해 "무병묘 심으세요"

복숭아 나무가 바이러스나 바이로이드에 감염되면 잎에 얼룩무늬가 생기거나 색이 옅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기온이 높아지면서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재배를 이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농촌진흥청은 감염된 나무가 생육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더라도 수확한 복숭아의 무게와 당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신맛은 증가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농촌진흥청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품종인 ‘천중도백도’와 ‘장호원황도’를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에 감염된 나무의 과일 품질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천중도백도’의 경우 과일 무게가 최대 31% 감소했고 당도는 약 13% 낮아졌다. 신맛을 내는 산도는 약 30% 증가했으며, 나무당 수확량도 최대 43%까지 줄었다. ‘장호원황도’에서도 과일 무게가 약 29% 줄고 산도는 최대 47% 증가하는 등 피해가 확인됐다.

특히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가 함께 감염된 복합 감염 나무는 피해가 더욱 심각했다. 과일이 익는 시기도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은 나무보다 2주 이상 늦어져 농가의 출하 시기 조절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접붙이기 과정에서 전염되며, 감염된 접수(눈이나 가지)나 대목을 사용하면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체가 묘목 전체로 빠르게 확산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복숭아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는 20종 이상이며, 국내에서는 사과황화잎반점바이러스(ACLSV)와 호프스턴트바이로이드(HSVd)가 주요 감염원으로 꼽힌다. 이들 병원체의 확산을 막으려면 처음부터 바이러스가 제거된 무병묘를 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병묘는 생장점 배양 등 무병화 과정을 거쳐 길러지기 때문에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묘목이다.

하지만 복숭아 무병묘 보급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주요 과수 묘목 유통량이 약 390만 그루에 달했지만 복숭아 무병묘 보급량은 약 7400그루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사과 무병묘가 51만 5000그루, 배 4만 1000그루, 포도 5만 1000그루, 감귤 6만 6000그루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복숭아 분야의 무병묘 확산이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윤경 과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접수나 대목을 사용하면 겉으로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체가 묘목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며 "품질과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무병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신품종과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에 대한 영향 평가를 확대하고, 오는 7월 복숭아 수확 전에 실증 재배지를 개방해 농업인이 무병묘와 감염묘의 차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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