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술병에서 음주운전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을 보게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5월 4일, 술의 건강 위험과 사회적 폐해를 줄이기 위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및 고시 개정안'을 확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1월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나친 음주가 개인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음주운전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마련됐다. 정부는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9개 전문가 단체 자문과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도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이후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음주폐해예방 정책전문위원회의 심의와 6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개정안의 첫 번째 핵심은 '음주운전 금지' 문구 또는 그림을 경고 표시에 추가한 점이다. 기존에는 건강 위험과 임신 중 음주 위험에 대한 경고만 있었으나, 앞으로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함께 알리게 된다. 두 번째는 경고그림 표시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문구로만 알리던 방식을 넘어, 주의를 끌기 쉽고 전달력이 높은 그림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는 경고문구의 글자 크기를 확대해 소비자가 더 읽기 쉽도록 한 점이다.
적용 대상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알코올 도수 1도 이상의 모든 주류다. 이번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된다. 2026년 3월 19일 이후 반출되거나 수입 신고된 주류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며, 11월 9일 이전에 반출된 제품은 내년 5월 8일까지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경고문구와 그림은 용기 용량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300㎖ 이하 용기는 글자 8pt 이상, 그림 8mm×8mm 이상이다. 300㎖ 초과 500㎖ 이하는 10pt 이상·10mm×10mm 이상, 500㎖ 초과 1000㎖ 이하는 14pt 이상·12mm×12mm 이상, 1000㎖ 초과는 16pt 이상·15mm×15mm 이상이다. 캔이나 코팅 병처럼 표면이 반짝이는 용기는 같은 용량 기준보다 글자 크기를 2pt 이상 키워야 한다.
색상 규정도 정해졌다. 경고문구는 주변 색상과 구분되는 선명한 배경 위에 보색(반대색) 계열 글자를 사용한다. 경고그림은 음주운전과 임신 중 음주 위험을 나타내는 그림은 검은색으로, 원형 내부 배경은 흰색, 원 테두리와 대각선은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글자는 고딕체를 써야 하며, 위치는 상표 하단이나 스티커를 붙일 경우 잘 보이는 곳에 둔다.
구체적인 경고문구는 건강 위험, 음주운전 위험, 임신 중 위험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건강 위험 영역에서는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암 등을 일으킵니다'와 같은 문구를 사용한다. 음주운전 영역에서는 '음주운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임신 중 위험 영역에서는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등의 문구가 들어간다. 이와 함께 각 주제에 맞는 경고그림도 함께 표시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김한숙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술이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개인 건강과 사회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경고그림 도입으로 국민이 음주의 위해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체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헌주 원장은 "주류 제조사와 수입사가 새 기준을 차질 없이 준수할 수 있도록 지침 배포와 안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의 세부 내용은 보건복지부 누리집이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음주로 인한 건강 피해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