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의 국내 복귀, 이른바 '유턴(U-turn)' 정책을 대폭 개선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은 4월 27일 세종시에 있는 화장품 제조기업 한국콜마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고, 유턴 지원 정책의 개선 방향을 업계와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1호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중견기업이다. 해외 사업장을 청산하고 국내로 돌아와 세종시에 18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4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턴 정책은 2014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약 7조원의 투자와 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투자 환경이 급변했고, 기존 정책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신규 유턴이 정체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은 첨단 산업과 핵심 공급망을 자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해외 사업장의 국내 이전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의 핵심 역량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전환 가속화 등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유턴 지원 대상이 협소하다는 애로가 제기됐다. 현행법상 해외 사업장과 국내 복귀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같거나 유사해야 유턴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을 만들던 기업이 국내에 돌아와 에너지 저장장치 부품을 생산하거나, 생산시설 대신 연구시설을 투자하려는 경우 유턴 대상에서 제외되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 복귀 사업장이 아닌 기존 사업장을 3년 동안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탄력적인 사업장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자동화 추세를 반영해 고용 기준도 보다 유연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세 가지 방향으로 유턴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첫째, 유턴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세부 요건을 개선한다. 둘째, 지방 투자, 대규모 투자, 첨단 전략 분야 등 유턴 내용에 따라 보조금 지원 체계를 다양화한다. 셋째, 전략적 유치와 투자 이행을 위한 밀착 지원을 강화한다. 산업부는 업계 의견 수렴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수립·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콜마를 비롯해 성우하이텍, 심텍, 한화엔진, 네패스, 태성, 자화전자, 대한전선 등 8개 유턴 기업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자동차 부품, 반도체, 기계, 전기전자,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간담회에서 "이제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되었다"며 "정부는 기업의 국내 복귀와 지방 투자가 가장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