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땅꺼짐(지반침하, 싱크홀)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망자 발생 등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현행 공적보험 체계로는 적절한 보상을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전국 243개 지방정부 실태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반침하 사망자 배상 및 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광역지방정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권고했다.
이번 제도개선은 서울특별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위원장 조덕현)가 대형 싱크홀 사고 시 공적보험 보장 체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민권익위에 개선 필요 사항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추진한 이번 방안은 땅꺼짐 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태조사 결과, 전국 하수도관의 40% 이상이 매설된 지 30년이 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평균 150여 건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처럼 대형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현행 공적보험 체계로는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해도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지방정부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은 약관에 '땅꺼짐' 등 보장항목이 없으면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또한 영조물배상보험의 경우 지방정부가 특약으로 설정한 한도액 범위 내에서 대인·대물 구분 없이 보상금이 분할 지급되기 때문에,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면 1인당 보상액이 현저히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권익위는 광역지방정부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에 '땅꺼짐으로 인한 사망 보장항목'을 추가로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영조물배상보험과 관련해 땅꺼짐 사망 피해 보상이 가능한 새로운 특약을 마련하거나, 현행 도로담보 특약의 보상한도액을 상향하고 대인·대물 보상을 분리하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사망 피해 유가족에 대한 보상 수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특별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조덕현 위원장은 "땅꺼짐 사고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현행 보상체계로는 피해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한계를 확인해 국민권익위에 제도개선을 제안했고, 그 결과 유가족에 대한 보상이 강화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협업을 바탕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 김기선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최근 땅꺼짐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근본적인 사고 예방이 우선이지만, 슬픔에 잠긴 유가족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과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각 지방정부의 시민 고충처리위원회와 협력을 확대해 국민 시각에서 미흡한 제도를 지속 발굴·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