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 다시 피는 봄’이라는 슬로건 아래, 마지막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인 고(故) 이하전 지사(애족장, 1990년)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 현충선양광장에서 이하전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이하전 지사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향년 104세로 타계했다. 1921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1938년 10월 평양 숭인상업학교 재학 중 동료 학생들과 함께 조국 독립을 위한 비밀결사 ‘독서회’를 조직했다. 같은 해 12월 결사명을 ‘축산계’로 바꾸고 정기 모임을 열어 실력 양성과 독립 정신 함양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 ‘오등의 서사(吾等의 誓詞)’를 만들고 암송하며 항일 의지를 다졌다.
1939년 10월에는 안창호 선생의 사진을 받아 그의 위업을 기리고 운동 자금으로 8원을 출원했다. 이후 일본으로 유학해 도쿄 호세이대학 예과에 재학 중이던 1941년 1월, 비밀결사 활동을 계속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12월 평양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유해 봉환식은 1946년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의 유해 봉환 이후 80주년을 맞아 치러지는 의미 있는 행사다. 이날 행사는 독립유공자 손기업 지사의 손자이자 방송인인 손범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다. 여는 영상은 80년 유해 봉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시작되고, 국민의례에 이어 이하전 지사의 소년 시절 비밀결사 활동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계승한 헌신을 담은 공적 소개 영상이 상영된다.
헌정 공연으로 국악인 이윤아가 안창호 선생이 작사한 ‘한반도가’를 부르고, 주빈과 유족, 각계 인사가 헌화·분향을 한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봉환사 낭독, 각계 대표의 감사 영상과 추모사가 이어진다. 세계적 바리톤 김기훈과 이하전 지사가 재학했던 연세대 후배 성악가 20명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가곡 ‘향수’를 합창하는 추모 공연도 준비됐다.
봉환식에 앞서 21일 오후 6시 30분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B입구장에서 유해 영접식이 열린다. 권 장관이 직접 영접하고 유족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이 거행되며, 이하전 지사는 2013년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자 고(故) 고인숙 여사와 함께 영면에 든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이번 봉환식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독립 영웅을 고국의 품으로 모시는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자 마지막 소명을 다하는 자리”라며 “정부는 고 이하전 지사의 고귀한 헌신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며 최고의 예를 다해 영면하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삼의사를 시작으로 이번 이하전 지사까지 총 156위가 국내로 돌아왔다. 이하전 지사는 생전에 옥중기 『아담 후예들의 나체군무』(1998), 수필집 『빛을 따라서』(2003), 『나그네 인생』(2006), 『들려온 소리들』(2008),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2012) 등을 펴내며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번 유해 봉환식에는 주빈, 유족, 각계 대표, 광복회 회원, 독립유공자 후손 등 4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방부 의장대가 영현을 운구하고 대전현충원까지 봉송하는 엄숙한 의전이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