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력을 사용하려는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접 만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15일부터 ‘전력구매계약(PPA) 중개플랫폼’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계약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생에너지 PPA(Power Purchase Agreement)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소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발급되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대규모 발전사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PPA가 활성화되면 △국민 전기요금 부담 완화, △수출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달성,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장기 수익 안정성 확보 등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과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국가 비전의 일환으로 이 플랫폼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외 대형 기업들은 RE100 이행을 위해 PPA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키워왔지만, 계약을 희망하는 발전소를 찾거나 거래 상대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중개플랫폼은 이러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 정보를 한곳에 모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시범사업은 7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시작된다. 참여자는 발전사업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RE100 참여 기업 등 총 43개 기업 및 협단체로, 지난 6월 말부터 한국에너지공단이 신청을 받아 선정했다. 이들은 플랫폼에서 직접 PPA 수요·공급 물량을 게시하고, 상대가 연결되면 비공개(블라인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시범사업은 7월 말까지 이어지며, 이후 시스템 개선 사항을 반영해 8월 초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중개플랫폼 소개 간담회, 시스템 시연 및 모의거래 운영, 참여자 간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플랫폼 운영을 맡으며, 사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검증하고 개선점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정부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플랫폼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자리에서 플랫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도 함께 공개한다. 주요 내용은 △소규모 발전사업자(1MW 이하) 대상 계량기 설치비 지원, △RE100 수요기업 대상 망이용료 지원 기간 확대(중소·중견은 3년에서 7년으로, 대기업은 1년에서 5년으로), △지붕 태양광 사업자에 대한 보증보험료 정부 지원 비율 확대(기존 15~30%에서 최대 50%) 등이다. 이들 지원은 플랫폼에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주어져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심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수요와 공급 물량이 각각 1GW 내외로 나타나 업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PPA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중개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개플랫폼은 온라인 포털 형태로 운영되며, 판매자(발전사업자·공급사업자)와 구매자(공급사업자·전기사용자)가 각각 공급·수요 정보를 게시하면 상대방이 구매 의사나 판매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매칭이 이뤄진다. 공급사업자는 구매와 판매 게시판을 모두 활용해 중개 역할도 할 수 있다. 매칭 방식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직접 PPA(제3자 PPA), 공급사업자가 발전소를 모집하는 직접 PPA, 소규모 용량(1MW 이하) 입찰 등 다양하게 지원된다. 게시 기준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단위로, 판매자는 설비 구분, 에너지원, 희망 가격, 판매 용량, 계약 형태, 계약 기간 등을, 구매자는 기업명, 희망 가격, 구매 용량, 계약 형태, 경영 상태 등을 기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