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의 정보시스템이 재난이나 장애로 멈추더라도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는 빠르게 복구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 전국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1만 6천여 개에 대한 등급을 전면 재분류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분류는 2025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사용자 수는 적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일부 서비스의 복구가 늦어져 큰 불편이 발생했다. 기존 등급 체계가 사용자 수에만 의존해 실제 국민에 미치는 파급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개선이다.
새로운 등급 체계는 5가지 지표를 합산해 시스템을 A1(국가 핵심)부터 A4(국민·행정 일반)까지 4단계로 나눈다. 가장 큰 변화는 평가 기준이다. 사용자 수 비중을 50%에서 10%로 대폭 낮추고, 국민 영향도를 70%로 설정해 시스템의 사회적 중요도를 직접 반영했다. 여기에 서비스 파급도(10%), 대체 가능성(10%), 사용자 수(10%)가 더해진다. 기존에는 업무 영향도(40%)와 사용자 수(50%)가 주된 기준이었다.
등급별로 재해복구 목표 시간도 명확히 정해졌다. 가장 높은 A1 등급은 재해 발생 시 실시간에서 1시간 이내에 완전 복구돼야 한다. A2 등급은 3~12시간, A3 등급은 1~5일, A4 등급은 3주 이내 복구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각 공공기관은 자체 재해복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목표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각 기관은 새 기준에 따라 소관 시스템 등급을 재분류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민간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등급심의위원회'를 운영해 기관이 제출한 등급을 엄격히 검증한다. 심의위는 종합적 검토를 거쳐 최종 등급을 확정하며, 기관 자의적 판단을 막기 위한 장치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재분류는 행정서비스 중단으로 국민 일상을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한 핵심 조치”라며 “어떤 재난이나 장애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