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개발한 ‘이동형 재난통신 차량 기술’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10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전기통신 무선통신그룹(AWG) 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이 기술이 국제표준 개정에 반영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동형 재난통신 차량 기술은 지진, 화재, 홍수 등 대형 재난으로 기존 통신 기지국이 마비됐을 때, 통신 장비를 갖춘 특수 차량이 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와 구급 활동에 필요한 통신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재난 현장에서 신속한 상황 전파와 구조 활동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그동안 이 기술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난안전 통신망(PS-LTE), 철도 통신망(LTE-R), 해상 통신망(LTE-M) 등 다양한 분야의 통신망이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어, 이동형 재난통신 차량이 현장에서 작동할 때 전파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 전파 간섭이 생기면 통신 품질이 떨어져 구조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전파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 선정 기술과 위성을 활용한 통신망 연결 기술 등을 제안했다. 이 기술들은 실제 재난 현장에서 검증된 우수성을 인정받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제표준에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다. AWG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38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무선통신 기술 협력 협의체로, 이번 결정은 한국의 재난통신 기술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의미 있는 사례다.
오금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이번 국제표준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앞선 재난통신 기술과 운영 경험을 아태지역 국가들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전체의 재난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재난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국제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