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8월 대한민국에 대해 실시한 제2차 합동외부평가(Joint External Evaluation, JEE) 최종 보고서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번 평가는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각국의 공중보건 위기 대비·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국제 평가로, 감염병 대응뿐만 아니라 식품안전, 항생제 내성, 화학사고, 방사능·원자력 사고 등 모든 건강위험(all-hazard)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번 최종보고서 공개는 WHO가 평가 결과를 공식 확정해 전 세계에 공유한 것으로,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공중보건위기 대비·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음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 번 보여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관계 부처와 공동으로 참여한 범정부 협력체계를 통해 이번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WHO 평가단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그 외 공중보건 위기 대응 경험에서 도출된 교훈을 바탕으로 평가를 실시한 결과, 대한민국이 대부분의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공중보건위기 대비·대응 역량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했습니다. 2017년 제1차 평가와 비교해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2025년 평가에서는 총 56개 지표 중 52개(93%)가 만점인 5점을 받았고, 4개(7%)가 4점을 받았습니다. 반면 2017년 평가에서는 총 48개 지표 중 5점이 29개(61%), 4점이 15개(31%), 3점이 4개(8%)였습니다.
아울러 평가단은 이러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6개 핵심 권고안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개정된 국제보건규칙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명확한 권한과 충분한 자원을 가진 책임 기관을 국가 IHR 당국(National IHR Authority)으로 지정하고, 범정부적 조정과 부문 간 전략 기획을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보건안보를 위한 다부문 국가 행동계획을 새로 개발하거나 갱신해 모든 수준에서 IHR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법적 근거를 부여해 이행과 책무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 보건안보와 팬데믹 대비·대응을 위한 전담 기금 등 장기 재원 조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넷째, 기후변화와 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취약 계층의 요구를 보건안보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다섯째,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를 제도화하고 위기소통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합니다. 여섯째, 대한민국의 우수한 보건안보 체계와 역량을 활용해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IHR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적 지원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는 이번 합동외부평가 결과 도출된 개선 사항과 권고사항을 토대로 감염병을 포함한 전반적인 공중보건위기에 대한 대비·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국제보건규칙 이행을 총괄·조정하는 국가 IHR 당국(NIA)으로서 감염병 위기 대비 역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자원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노력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은 매년 국제보건규칙 이행 현황에 대한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WHO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실시된 자체평가 결과, 전반적인 이행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WHO 합동외부평가 최종보고서 공개는 대한민국이 감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공중보건 위기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대비·대응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공식 공유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며, "정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범정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여 감염병을 포함한 전반적인 공중보건 위기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평가에는 총 12개 부처가 참여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함께했습니다. 평가 영역은 예방·탐지·대응·기타 등 4개 분야의 19개 영역으로 구성됐습니다.
주요 평가 영역별로 보면, 예방 분야에서는 법적 근거, 재정, IHR 조정, 항생제 내성, 인수공통감염병, 식품안전, 생물안전·생물보안, 예방접종 등 8개 영역이 평가됐습니다. 탐지 분야에서는 실험실 진단체계, 감시, 인력자원 등 3개 영역이, 대응 분야에서는 공중보건위기 관리, 공중보건·보안당국 협력, 의료서비스 제공, 감염예방관리, 위기소통·지역사회 참여 등 5개 영역이 평가됐습니다. 기타 분야에서는 입국지점·국경보건, 화학물질 사고, 방사능 사고 등 3개 영역이 평가됐습니다.
점수 측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2017년 평가에서 3점을 받았던 공중보건위기상황 인사 운영·조정과 공중보건위기상황 의료자원·공급망 관리 분야가 2025년 평가에서 모두 5점으로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위기소통 분야도 2017년 평가에서 3~4점이었으나 2025년에는 5점으로 크게 개선됐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통해 관련 역량이 실질적으로 강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