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세계 최고 권위의 유기농업 연구기관인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FiBL)와 손잡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유기농업 모델 개발에 나선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와 ‘한-스위스 청년농 대상 유기농 기후 대응 기술 모델 개발’ 과제를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두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정부 국정과제인 ‘친환경 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와 ‘미래 농업 세대 전환을 위한 청년농 양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기관은 청년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응형 유기농 실천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소규모나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청년 농업인들이 기후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유기농 기술 묶음’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먼저 공동 개발한 표준 진단표를 활용해 올해 안에 한국과 스위스에서 각각 2개소씩 총 4개의 실증 농가를 선발한다. 이 농가들을 바탕으로 양국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후변화 대응 모델을 설계하고, 내년부터 2년간 현장 실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4종의 ‘유기농 실천 모델’을 완성할 방침이다.
또한 개별 농장의 탄소 감축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도록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의 농장 단위 평가 방법을 우리 농업 환경에 맞춰 도입한다. 이와 함께 국내 ‘청년농 유기농업 연구회’와 유럽의 ‘유기농 청년 네트워크’ 간 정기 교류를 지원해 실증 과정에서 나온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협력에 맞춰 청년 농업인을 위한 유기농 실천 지침서도 제작·보급한다. 이를 통해 유기농업 진입 장벽을 낮춰 청년층의 유입을 촉진하고, 국내 유기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재생유기농업과 장철이 과장은 “이번 국제협력은 두 나라의 유기농업 연구 역량을 결합해 기후 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모델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재생유기농업 기반의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을 개발해 국내 유기농업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친환경 인증면적은 2020년 8만1000ha에서 2024년 6만8000ha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농가 고령화와 청년농 급감으로 세대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스위스는 유기농 면적 비율이 18.2%에 달하는 유기농 선진국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협력이 국내 유기농업의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