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추가경정예산(추경) 26조2000억원 가운데 10조5000억원을 상반기 내 85% 이상 집행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4월 11일 임시국무회의 직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 재정집행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신속집행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추경은 중동전쟁 발발(2월 28일) 이후 민생 안정과 기업·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31일 만에 국회에 제출됐으며, 10일 만에 의결·확정됐다. 같은 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회 증액에 대한 동의와 예산배정계획안이 상정·의결됨에 따라 집행 체계가 즉시 가동됐다.
정부는 추경예산 26조2000억원 중 국채상환(1조원), 국채이자상환(0.1조원), 지방채 인수(0.1조원) 등을 제외한 25조원을 집행관리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신속한 집행이 필요한 10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해 상반기 내 85% 이상 집행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고유가 피해지원금, 에너지바우처, 대중교통비 환급, 문화·관광 할인 지원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민생 사업은 집행 속도를 최대한 높여 정책 효과가 조기에 나타나도록 할 방침이다.
분야별로 보면 고유가 부담 완화 분야는 5조3000억원으로 상반기 96% 집행을 목표로 한다. 행정안전부가 담당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1차 4월 27일, 2차 5월 18일 지급 일정에 맞춰 1차 지급 전 국고보조금 80%를 지방정부에 신속 교부한다.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국토교통부, 0.2조원)은 4월 이용분부터 소급 적용해 5월 중 환급을 추진하며 상반기 75% 집행을 목표로 한다. 에너지바우처(기후에너지환경부, 0.01조원)는 기존 등유·LPG 선불카드 보유자를 대상으로 4월부터 순차 지급한다.
민생안정 분야는 2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66% 집행을 목표로 한다. 보건복지부의 긴급복지 지원은 4월 중 지방정부 교부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저소득 위기가구 요청에 따라 즉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영화·공연·숙박 할인 지원은 5월 영화·공연, 6월 숙박 할인 순으로 지원을 개시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특별경영안정자금(0.3조원)은 상반기 41% 집행을 목표로 하며, 고용노동부의 K뉴딜 아카데미(0.1조원)는 상반기 30%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분야는 2조7000억원으로 상반기 81% 집행을 목표로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나프타 수급 안정 지원(0.7조원)은 4월 중 지원기업을 선정해 나프타 수입금액을 지원하며 상반기 100% 집행을 목표로 한다. 석유비축사업 출자(0.2조원)도 비축자금을 상반기 중 전액 출자해 석유 수급 여건과 국제 유가 상황을 고려한 비축유 적기 구입을 뒷받침한다. 중기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0.3조원)은 상반기 36% 집행을 목표로 한다.
이번 추경에서는 재정집행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집행상황 점검 범위도 확대됐다. 지방재정 보강을 위한 교부세·교부금 9조4000억원과 석유 최고가격제 소요 등을 위한 예비비 5조원 등 14조4000억원도 점검 대상에 포함했다. 이는 재원이 사업 목적에 맞게 활용되고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협력해 집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이번 추경은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있는 국민께 정부가 함께하고 있다는 신뢰를 전하는 일”이라며 “각 부처는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이 정책 온기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 소통을 병행하며 빈틈 없이 움직여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재정은 편성보다 집행 과정에서 정책 효과가 결정되므로 계획된 재원이 현장에서 실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집행 상황을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확정된 추경예산 신속집행 계획에 따라 즉시 집행에 착수하고 2주 단위로 집행 상황을 수시 점검할 계획이다. 나프타 등 공급망 안정화, 민생·산업 피해 지원 등 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현장 방문을 병행해 집행 관리를 실효성 있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