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고용노동부는 4월 10일 법 시행(3월 10일) 이후 원청 사업장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현황을 집계해 발표하며, 현장에서 제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집계 결과, 법 시행 이후 한 달간(3월 10일~4월 9일) 총 372개 원청 사업장(기관)을 대상으로 1,011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총 14만 5,860명)가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문별로는 민간 부문이 216개 원청에 616개 노조, 공공 부문이 156개 원청에 395개 노조로 각각 집계됐다.
상급단체별로 보면 민주노총이 356개 사업장(47.3%), 한국노총이 344개 사업장(45.7%), 미가맹이 52개 사업장(7.0%) 순이었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해 원청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절차에 들어간 사업장은 총 33개소였고, 이 가운데 교섭 요구 노동조합이 확정 공고된 곳은 19개소였다.
특히 한동대학교는 지난 4월 9일 하청 노조와 첫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이는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실제 원·하청 교섭이 시작된 사례다. 상견례에서는 교섭 의제 제출 일정과 교섭 주기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른 단체교섭은 초기 단계에서 노동위원회를 통해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먼저 판단받고, 교섭단위 분리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교섭 틀을 형성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상당수 사안이 노동위원회 절차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은 총 170건으로, 이 중 사용자성이 인정된 결정 6건을 제외하고 54건이 현재 진행 중이다. 법 시행 초기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 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사용자들도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통해 사용자성을 확인받은 후 교섭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을 확인받은 6개 원청 가운데 상당수는 결정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8일부터는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한 본격적인 결정도 시작됐다. 각 지방노동위원회는 개별 신청 사안에 따라 인정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직무별로는 은행-콜센터, 한국전력공사-배전사업 등에서 교섭단위가 분리됐고, 상급단체별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동희오토 등이 분리 대상이 됐다. 반면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 4건은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고 기각했다.
이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원·하청 교섭에서 교섭단위 분리 시 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갈등 가능성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기존 근로계약 당사자 간 교섭과 달리 원·하청 교섭은 소속 기업이 다른 노조 간 이해관계, 직무, 노조 특성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재가 법 시행 초기 단계로, 노동위원회 절차에 따라 사용자성과 교섭 의제, 교섭단위 결정 등 교섭의 틀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성 판단, 교섭요구 미공고 시정신청, 교섭단위 분리 등 법에서 예정한 절차를 중심으로 제도가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앞으로도 원·하청 노사 간 교섭절차가 법과 제도의 틀 내에서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행 초기 현장의 질의와 애로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하청 간 대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대화촉진법’”이라며 “교섭요구 및 교섭단위 분리 등 법적 절차는 노사 간 대화의 틀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안정적인 대화의 틀을 통해 원·하청 상생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법의 취지가 보다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는 총 94건의 접수를 받아 45건을 종결하고 49건을 처리 중이다. 종결된 45건 중 훈령에 따른 종결이 41건, 회신이 4건(종결예정 2건 포함)이었다. 유형별로는 위원회 해석 대상이 아닌 질의, 질의 쟁점 관련 사건 진행 중, 사실관계 불명확, 질의 취소 등이었으며, 회신이 이뤄진 경우는 공공부문 46건, 민간부문 3건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