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및 파생 상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부과 방식을 개편하면서 국내 업계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민관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6일부터 통관분을 기준으로 철강 등 232조 관세 체계를 바꿨다. 개편 내용은 관세 적용 대상과 기준 변경을 포함해 전반적인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이지만, 업계는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개편이 그간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제기해온 문제의식을 일부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인 행정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나, 일부 품목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개편안 시행 90일 내 상무부의 추가 검토 과정에서 제도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으므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관세 제도 자체는 간소화된 측면이 있지만, 적용 기준이 바뀌면서 실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최근 통상정책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세부 적용 방향과 집행 기준의 변동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정부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기업들이 KOTRA '무역장벽 119' 누리집을 통해 이번 개편 대상 HS 코드와 적용 관세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4월 17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제도 변경의 주요 내용과 기업 대응 방안을 실무 중심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준비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철강·알루미늄·구리 및 파생상품 업종의 통상 불확실성과 경영 안정화를 위한 이차보전사업 기업 모집 공고를 4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여한구 본부장은 “업계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대미 협의 등 다양한 계기에 적극 전달하고,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전국 순회 설명회도 진행할 계획으로, 업계의 실질적인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철강, 비철금속, 기계,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 다양한 업종 단체와 무역협회, 코트라,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등 유관기관 관계자 26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