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오는 4월 11일 남양주 사릉(정순왕후의 능)에서 채취한 들꽃을 영월 장릉(단종의 능)에 심는 상징적인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사후 500여 년 동안 서로 다른 곳에 모셔져 온 단종과 정순왕후의 애틋한 서사를 '꽃'이라는 매개체로 연결해 역사적 슬픔을 치유하고, 국가유산을 생동감 있게 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는 4월 11일 오전 9시 남양주 사릉에서 고유제(중대한 일을 치르기 전후 그 사유를 조상이나 신령에게 알리는 공식 보고 절차)로 시작된다. 이 자리에서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초헌관(제사 때 첫 번째로 술을 올리는 제관)을 맡아 행사의 의미를 정중히 예우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남양주 사릉에서 채취한 들꽃을 영월 장릉 내 '정령송(精靈松)' 주변에 심는 식재 행사가 진행된다. 정령송은 1999년에 사릉에 있던 소나무를 장릉으로 옮겨 심은 것으로, 이번 들꽃 식재를 통해 두 능이 상징적으로 만나 단종과 정순왕후의 애틋한 서사가 완성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재가 끝난 오후 2시 50분부터는 장릉에서 두 번째 고유제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유산청을 비롯해 궁능유적본부, 남양주시, 영월군,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장·사릉봉향회, 장릉제례보존회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류의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매년 7~8월경 장릉과 사릉에서 사초(무덤의 풀) 씨앗을 채취해 양육한 뒤, 이듬해 한식일(4월)마다 상호 교환해 심는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허민 청장은 "이번 고유제를 통해 영월군과 남양주시가 역사적 자산을 공유하는 '문화·경제 공동체'로 상생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조선왕릉 보존 관리와 더불어 역사와 이야기를 접목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