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와 해상운임 급등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수출업계의 물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현장 밀착 지원에 직접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평택당진항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주요 물류사와 자동차 업계, 수출 지원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 수출입 물류 현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기아, 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 업계 관계자와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등 물류사, 그리고 무역협회와 코트라 등 지원 기관이 함께했다.
참석 기업들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선복 확보가 어려워지고 해상 운임이 크게 올라 부품 조달부터 완제품 선적까지 물류 전반의 비용 부담과 수출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많은 자동차 업계는 운송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수출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맞춤형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상운임 급등에 가장 취약한 중소 자동차 부품사를 위해 긴급 지원 바우처 80억원 등 가용한 물류비 지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특히 중동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는 신청 후 3일 이내에 바우처를 발급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7개사가 지원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달 20일부터 긴급 물류 바우처 사업 105억원을 시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수출바우처 255억원, 해외 공동물류센터 59억원, 해외 지사화 75억원 등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지원 방안을 통해 수출 물류 애로를 겪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 지원 규모도 대폭 늘어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지원을 기존 20조 3000억원에서 24조 3000억원으로 늘려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에 대한 우대금리 대출을 확대한다. 수출입은행의 위기대응프로그램은 최대 2.2%포인트, 산업은행의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자금은 최대 0.7%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무역보험공사도 제작자금 보증한도를 2배로 우대하고, 수입보험 규모를 지난해 2조 8000억원에서 올해 3조 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총 3조 9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일시적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25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한다.
관세행정 지원도 강화된다. 관세청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수출신고 정정이나 취하 건에 대해 오류 점수와 법규준수도 평가에 영향이 없도록 면책 특례를 적용한다. 중동으로 수출했다가 국내로 반송되는 유턴화물은 24시간 통관 지원을 통해 최우선 처리하고 재수입 면세를 허용한다. 나프타 등 국내 수급난이 발생한 물품은 수입신고 서류 제출과 검사를 최소화해 긴급통관을 지원한다.
또한 운송비 등 비용 상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동 지역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관세 납기 연장과 분할 납부 등 세정 지원을 제공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이러한 관세행정 지원 제도를 기업에 신속히 안내하기 위해 코트라의 중동 전쟁 긴급대응 데스크와 전국 6개 본부·직할세관의 수출입기업지원센터 간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평택당진항 기아차 전용부두에서 진행됐으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중동 전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수출의 핵심 동력인 자동차 산업의 물류 현장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소 부품사의 물류비와 유동성 지원부터 통관 간소화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수출 물류 애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 전쟁 관련 애로를 겪는 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 창구를 운영 중이다. 코트라는 중동 전쟁 긴급대응 데스크를 통해 현지 동향 정보 제공과 긴급 바우처 지원 사업 안내를 하고 있으며, 무역협회는 수출기업 물류애로 비상대책반을 통해 상시 애로 접수와 지원사업 매칭, 물류 동향 소식지 발간 등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 15개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물류와 자금 등 수출 관련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관세청도 전국 6개 수출입기업지원센터에서 세정 지원과 통관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